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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폭로 몰랐던 일” YS/YS­DJ 청와대회동 대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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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폭로 몰랐던 일” YS/YS­DJ 청와대회동 대화록

입력
1997.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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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한 사후보장 얘기 매우 불쾌”“국가기관 선거개입 하는일 없어야”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24일 1시간20분에 걸친 청와대 회동에서 나눈 대화를 청와대와 김대중 총재가 밝힌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 했다. 두사람은 식사때만 조홍래 정무수석을 배석시켰을뿐 1시간 여동안 단독으로 만나 발표 외에도 많은 얘기가 오갔을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있다.

■…비자금정국

김대통령=국민불안을 야기하는 일이 있어선 안됩니다. 공명선거분위기를 저해하기 때문입니다. 신한국당의 정치자금문제 폭로는 사전에 전혀 몰랐습니다. 신한국당의 발표를 보고 놀랐습니다. 알았으면 반대했을 것입니다.

김총재=나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신한국당의 무책임한 폭로로 정국상황에 여러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대통령=나는 그 문제에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선거의 공정관리외에는 다른 관심이 없습니다. 초연한 입장에서 우리 헌정사상 전례가 없는 공명정대한 선거관리를 할 것입니다. 나는 반드시 누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거나 또 누가 돼서는 안된다 하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어느 후보에게도 절대 불이익이 가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며 오직 공명선거를 통해 국민이 자유롭게 결정토록 할 뿐입니다. 흔히들 나에 대한 사후보장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합니다. 이런 용어의 사용 자체가 없어져야 겠습니다. 내가 누구한테 보장 받는다는 말입니까. 잘했으면 잘한대로 평가받고, 못했으면 책임지면 됩니다.

김총재=나를 포함해 국민회의 및 정치권에서 (사후보장 같은)그런 용어의 사용이 없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대선 공정관리

김총재=김대통령은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잡음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해가 없도록 엄중히 주의를 주어야 합니다.

김대통령=그렇게 하겠습니다.

김총재=청와대 비서실, 안기부, 검찰, 경찰 등이 선거에 개입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될 것입니다.

김대통령=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절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사정관련 특수기관뿐아니라 정부 어느 기관도 공명선거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노력중입니다. 그 기관들에서 선거관련 보고를 하지도 않고 나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점은 걱정 마십시오. 과거 내가 그런 기관으로 부터 얼마나 당했는지 김총재도 잘알지 않습니까.

김총재=이회창 총재가 대통령의 신한국당 탈당을 요구했는데 당적문제는 어떻게 하실 생각 입니까.

김대통령=김총재를 포함해 누구에 대해서도 특별히 불리한 일은 없을테니까 안심하십시오.(김총재는 김대통령이 이때 확실한 언급은 없었으나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고 설명했다)

■…안보문제

김대통령=경제회복과 안보강화를 위해 정국안정이 절대 필요합니다. 국민회의도 정국안정에 적극 협조 해주길 바랍니다.

김총재=기꺼이 협조 하겠습니다. 국민을 안심시키고 북한의 오해가 없도록 해야 합니다.

김대통령=북한군의 주민납치 사건도 납치된 주민들이 우리쪽 경계선 안에 있었는데 납치 당했습니다. 대북관련 국가안보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대선기간에 더욱 비상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김총재=국민회의에서도 정부의 노력을 적극 뒷받침하겠습니다.(김총재는 안보에 대해 여야가 따로 없고 같이 협력해 확고한 안보태세를 지켜나가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경제문제

김총재=대통령은 공명선거 관리와 경제문제에만 주력해 주었으면 합니다. 정치가 경제를 괴롭혀선 안됩니다. 신한국당이 비자금 문제를 폭로하자 증시가 폭락했다가 검찰의 수사유보 발표가 있자 반등한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앞으로 엄중히 경계 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이 계속 관심을 가져 주기 바랍니다.

김대통령=그렇게 하겠습니다. 현재 정부로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총재=기아사태에 대한 정부태도에 문제가 있습니다. 법정관리를 하려면 처음부터 그렇게 하든지, 아니면 철저히 은행과 기아 양자에 맡기든지 했어야 했는데 표면적으론 간섭하지 않는다면서 간섭하지 않았습니까. 기아 노조의 반발에 공권력을 발동한다는데 정부도 책임이 많을 뿐 아니라 경제도 나쁘니 인내심을 갖고 설득 해야 합니다.

김대통령=정부도 기아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아문제 뿐 아니라 빠른 시일내에 경제전반이 안정되고 회복돼야 하겠습니다.(김총재는 김대통령이 기아문제에 대해 특별한 의사표시는 없었지만 법정관리신청이 최선의 방법이어서 그렇게 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고 말했다)<정리=장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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