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54개국(자치령 공화국 군주국 포함)의 영연방(Commonwealth) 대표들이 24일(현지시간)부터 스코틀랜드 주도 에든버러에서 4일간의 일정으로 대표자회의를 갖는다. 이번 영연방회의가 주목받는 것은 20년만에 처음 영국본토에서 이뤄진다는 상징적 의미외에 토니 블레어 노동당정부가 기치로 내건 「새로운 영연방(New Commonwealth)」의 미래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때문이다. 이번 에든버러 회의는 더욱 복잡해진 영 연방국가를 결속시킬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역사적 전환점」의 성격과 함께 경제적 유대를 한층 강조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번 회의의 의제는 무역과 투자이다. 인도를 비롯한 연방국가의 상당수가 영국여왕에 대한 충성서약을 포기하는 등 고전적 영연방 가치가 무너지고 있는데다 대다수 국가들이 경제적 이득을 연방잔류의 유일하고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영국은 연방개발협회(Commonwealth Development Corporation)의 빈민국 지원기금을 5억파운드(8억달러)로 상향한다고 발표했고, 협회측도 지금까지 16억파운드(25억달러)를 이들 빈국에 투자하고 있다. 새로운 영연방이란 구호에 걸맞게 이번 회의에서는 의전상의 파격도 눈에 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젊은 영국」을 소개하는 비디오테이프에 출연, 개회를 선언하고, 전통의 백파이프와 베어스킨(Bearskin·영국 근위병의 검은 털가죽모자)대신 4명의 타악기주자가 자리를 대신한다.
영연방 회의참가를 둘러싼 잡음도 들린다. 9명의 인권운동가를 살해해 95년 뉴질랜드 회의에서 연방내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나이지리아 군부정권이 영국의 비자발급거부조치에도 불구, 회의참가를 강행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정치민주화」와 「인권」, 「법치」를 가치로 하고 있는 영연방은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으나 다른 분쟁국가들과 비교할때 이중잣대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극심한 내전과 인권탄압에 시달리고 있는 시에라리온 잠비아 카메룬 케냐 짐바브웨와 영토분쟁이 끊이지 않는 인도―파키스탄 카슈미르지역이 그것이다. 총 17억인구에 전세계무역량의 20%를 담당하는 영연방국가가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할지 관심거리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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