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후 3자인수될듯산업은행이 기아자동차에 대한 3,200여억원의 대출금을 출자전환키로 함에 따라 기아자동차는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공기업으로 변신한다.
현재 기아자동차의 납입자본금은 3,781억원인데 산업은행이 3,200여억원으로 추정되는 대출금을 자본금으로 전환하면 단숨에 최대대주주로 등장, 기아를 정상화시킨뒤 3자인수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물론 기아자동차를 공기업체제로 계속 둘 것이냐 아니면 제3자인수시킬 것이냐의 판단은 다음정부의 몫이라고 밝혔지만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제3자인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출자전환이란 말그대로 금융기관이 기업에 빌려준 대출금을 자본금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출자전환은 급작스런 자본금 증가로 인한 기존주주의 권리침해 우려가 없는 상황, 즉 기존의 경영진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을만큼 급박한 경영위기 상황에서 취해진다. 실제로 산업은행의 출자전환은 70년 11월25일 국정교과서를 시작으로, 85년 효성중공업까지 6개기업에 대해 취해졌는데 이들 기업 모두 법정관리나 「산업합리화조치」 등 심각한 경영위기로 기존 경영진이 무력해진 상황이었다.
기아자동차에 대한 출자전환은 법원이 법정관리신청을 받아들인뒤 가시화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재산보전관리인이 출자전환을 요청, 법원이 산업은행의 출자전환을 승인하면 산업은행이 내부의사 결정기구인 이사회 의결을 통해 출자전환을 결정하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기아자동차에 대한 출자전환이 이전과는 그 성격이 사뭇 다른점에 주목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출자전환은 해당기업에게 원리금 상환부담을 면제하는 혜택을 주는 반면 경영권을 침해당할 소지가 생기게 되는 양면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산업은행은 84년 대우중공업에 대해 550억원을 출자전환해주는 등 대상기업의 원리금부담을 완화하는데 중점을 두었지만 기아자동차의 경우는 원리금면제보다는 경영진을 몰아내는데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다.
한편 채권은행단 관계자는 『기아자동차의 경우 뚜렷한 대주주가 없기 때문에 감자나 주식소각 등 기존 주주의 권리를 제한하는 특별한 조치는 취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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