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 측근회의선 ‘결별’ 방침만 정해/강재섭 문안작성 특명 한밤중에 완성이회창 신한국당총재는 21일 하오 여의도 부국증권빌딩 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측근 구수회의에서 김영삼 대통령과의 결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는 상오에 나온 검찰의 DJ비자금 수사 유보결정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히 마련됐었다. 참석자는 신경식 비서실장과 강재섭 백남치 하순봉 김영일 박성범 의원 등이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청와대의 직접 지시 또는 묵인이 없이는 검찰이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며 김대통령과의 결별을 이총재에게 건의했다고 한다. 굳은 표정으로 난상토론을 듣고 있던 이총재는 『그렇게 하자』며 이를 수용했고 22일 기자회견을 준비토록 지시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결별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이총재는 회의가 끝난 뒤 저녁에 이홍구 권익현 고문과 만났고 이어 김윤환 선대위원장과 전화로 협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총재는 김위원장에게 『김대통령이 그동안 나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김대통령과 결별할 의사를 굳혔음을 밝혔다.
이총재는 김위원장과 통화후 강재섭 의원에게 연락을 취해 「김대통령 탈당요구」를 주조로 한 회견문을 작성토록 지시했다. 강의원은 『명예총재의 체면과 입장을 배려하기 위해 적절한 단어를 고르느라 힘이 들었다』고 말했다. 강의원은 밤 12시 가까이 돼서야 회견문 초안을 작성, 윤원중 특보를 통해 이총재의 재가를 받았다.
윤실장은 22일 아침 일찍 당사에 나와 이사철 대변인에게 회견문 2부를 주면서 이한동 대표와 강삼재 사무총장에게 이를 전달해 줄 것을 부탁했다. 고위당직자회의에서 회견문을 전달받은 이대표와 강총장은 뜻밖의 내용에 얼굴색이 변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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