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통필력 확인의 장중국화의 정신은 정신해탈과 초연물외로 집약된다. 중국 전통화가 서구미술의 폭풍 속에서 태산처럼 버티는 힘이 바로 이것이며 필묵으로 대변되는 동양회화를 고수하는 원동력이다.
물론 중국화단에도 고민은 있다. 66년부터 10년간 문화대혁명 시기의 문화공백기는 중국화단의 대를 이을 만한 젊은 화가를 양성하는 데 가장 큰 시련을 던져 주었다. 따라서 중국화단은 현재 50대 이상으로 전통필묵을 고수하는 원로화가와 40대 이하로 서양미술 교육을 받은 젊은 화가군으로 양분된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일보사와 중국 런민르바오사(인민일보사)가 공동주최한 중국원로화가 초대전은 의미가 크다. 즉 최근 중국 현대미술이 많이 소개된 반면 중국의 전통필력을 확인할만한 전시는 별로 없는 상황에 이번 전시는 중국전통의 오늘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인 것이다.
옌한(언함·81)씨는 붓이 노래하고 먹이 춤추는(필가묵무) 서정성을 보여주는 산수화로 고의로 구긴 화선지 위에 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으며, 전통적 공력과 의경의 깊이를 보여준다.
야오유둬(요유다·61)씨는 인물화의 고수로 리커란(이가염)의 운필, 예치엔위(엽잔예)의 속사, 장자오허(장조화)의 사의인물화기법을 골고루 전수받았다. 중국역사와 실재 인물이 배경이된 시의화, 중국 소수민족의 생활상을 담은 소품은 중국 사실주의 인물화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팡청(방성·79)씨의 작품은 수묵 시사만화로 중국인물화가들이 다루는 고전 소재를 많이 사용, 품격높은 만화세계를 열고 있다. 중국에서는 만화와 순수미술과 동급으로 다루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위원저우(우문주·57)씨의 산수화 역시 전통기법의 구도와 원근법을 구사하는 작품, 만물을 숨겨놓은 듯한 화면과 꽉찬 색채로 화면을 처리하는 기법, 일부분의 사실적 묘사로 대륙적 기질의 중국화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김만규 화가·경원대 강사·중국 중앙미술학원 중국화 석사>김만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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