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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보고 외 누구와도 협의 안했다”/김 검찰총장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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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보고 외 누구와도 협의 안했다”/김 검찰총장 일문일답

입력
1997.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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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지향적 검찰상 추구 취임사 유념해 달라”김태정 검찰총장은 21일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비자금 고발사건에 대한 수사유보를 발표한 뒤 가진 일문일답에서 『수사유보 결정은 검찰 독자적으로 이뤄졌다』고 강조하고 『15대 대선에서 혼탁선거풍토가 개선되지 않으면 대통령 당선자라도 반드시 수사하겠다』고 정치권에 경고했다.

―수사유보 결정과정은.

『검찰 책임자로서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나라와 국민과 검찰조직을 위해 가장 현명한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했고, 결단을 미루는 것은 혼란을 가중시킬 뿐 이라고 판단했다. 여러 의견을 수렴한 결과 첫째 형평성과 공정성을 염두에 두고 전반적인 수사에 착수하는 안, 둘째 수사를 유보하는 안, 셋째 일부분만 빨리 수사하는 안, 넷째 수사에 착수하되 여러상황을 고려하여 수사일정을 결정하는 안 등 네가지 안으로 모아졌다. 최종 결정을 위해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 검찰이 되어야 한다는 점과 결코 비겁한 결정을 해서는 안된다는 두가지 기준을 정했다. 이 기준으로 볼 때 셋째안과 넷째안은 비겁한 안이라고 생각했다. 나머지 두 안중 유보안이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마음을 비우니 결정이 쉬웠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이번 사건은 국가의 운명이 걸려 있기 때문에 완벽한 결론을 내야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시간이 너무 걸린다. 또 여권의 대선자금도 똑같이 수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일본 록히드사건 수사가 2년이나 걸린 이유가 무엇인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대선전에 마칠 수 없는 수사라면 유보가 낫다고 판단했다. 가만히 두면 「언론수사」가 될 우려가 있었다. 수사가 진행되면 시끄러워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우물거려선 안됐고 누군가 시급히 결정을 해야 했다』

―독자적인 판단인가 아니면 청와대나 정치권 등과 사전에 협의가 있었나.

『「위기가 기회」라는 생각을 했다. 어느 누구와도 협의하지 않았다. 나와 검찰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다만 법무장관에게는 어젯밤에 고검장회의후 보고했다. 장관도 결정을 이해해줬다. 발표문은 직접 썼다』

―의견수렴 과정은 어떠했나.

『청주지검과 부산지검 초도순시 등을 통해 일선의 의견을 들었다. 종교계, 전직 장·차관, 고검장들과 대검간부들의 의견도 참고했다』

―대선이후 수사재개는 사실상 수사포기가 아닌가.

『나름대로 복안이 있다. 유보결정은 15대 대선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있다. 이번 선거에서 공정선거가 아니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수사는 재개될 것이다. 대선후보는 물론 대통령당선자라도 필요하다면 분명히 수사한다. 우선 선진국 수준의 깨끗한 선거가 되기 위해 힘을 기울이겠다』

―공정선거에 대한 국민공감대가 형성되면 수사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과거 회고적인 검찰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검찰이 되겠다는 취임사를 유념해 달라』<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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