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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관 제거하자 “여에 부메랑”/비자금수사 유보­정치권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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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관 제거하자 “여에 부메랑”/비자금수사 유보­정치권 파장

입력
1997.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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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이 총재 차별화 강공태세/여 동요·후보교체론 급속탄력 예상/DJ대세냐 반DJP연대냐 “큰 변수”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비자금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유보결정이 정치권에 던진 파장은 실로 충격적이다. 대선정국의 최대 뇌관이 폭발직전에 제거된데 따른 놀라움이 정치권을 압도하고 있다.

검찰의 이번 결정을 받아들이는 여야의 표정은 지극히 대조적이다. 신한국당은 모든 움직임이 일시 정지된 듯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고, 국민회의는 안도감속에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비자금 수사유보 파장이 대선판세에 궁극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있는 예측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무엇보다 검찰의 수사유보 결정자체가 복잡미묘한 정치역학의 산물일 수 있다는 의구심이 가시지 않기때문이다. 당장 수사유보결정의 배경에 대한 갖가지 관측과 설들이 난무하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따라서 검찰의 수사유보 결정만을 잣대로 12월18일의 결과를 예단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그러나 드러난 상황만을 놓고 본다면 국민회의는 신한국당과의 비자금 공방에서 일단 「완승」을 거둔것이 사실이다. 김대중 총재의 지지도가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회의가 가장 우려하는 「만에 하나」의 위험요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3김정치와의 차별화를 기치로 국면반전을 시도하려던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는 적지않은 정치적 상처를 입게됐다. 대선정국 돌파를 위해 작심하고 던진 회심의 카드가 무위로 그쳤고, 결과적으로 김대중 총재와의 양자대결구도 정립이 어려워지게 됐다.

이 여파로 여권내부는 동요할 게 틀림없으며 후보교체론도 급격히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총재는 또다시 안팎의 적들과 싸워야 하는 이중부담을 떠안게 됐고, 이에따른 여권내 위상추락을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됐다.

반면 이총재로서는 김영삼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이어 정치적 단절까지 할 수 있는 명분과 근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검찰의 수사유보결정에 김대통령의 「입김」이 작용됐고, 그 이면에는 이총재와의 「결별」의미도 함축돼 있다는 여권일각의 분석이 나오고 있기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총재는 이제까지의 김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문민정부의 정체성은 물론 부도덕성을 비판하고 새로운 주체세력의 형성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총재진영이 김대통령과의 결별선언, 당내 비판세력에 대한 강경대응조치 등을 「전술적 카드」로 설정한 것은 이총재 나름대로 정치적 노선을 분명히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나아가 이총재측은 내달초에 당을 안정궤도로 진입시킨뒤 당명을 개명하거나 확고한 지지세력으로 당직과 대선기획단을 재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분당까지 예고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이 여세를 몰아 이른바 DJ대세론의 확산을 꾀하려 들 것이 자명하다. 그러나 「DJ대세론」은 이른바 「반DJ연대구도」와 곧바로 충돌할 가능성이 많다. 검찰의 DJ비자금 수사유보결정으로 김대중 총재의 대세몰이가 탄력을 받겠지만 역으로 이같은 기류변화는 반DJ연대 움직임을 그만큼 가속화하는 또다른 동인을 제공해 주고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가칭 국민신당이 신한국당과 더불어 검찰의 이번 결정을 신랄하게 성토한 것은 이미 반DJP연대정서를 공유하고 있다는 증거다.

비자금 전선에서 국민회의는 여전히 신한국당 민주당 국민신당과 대치중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DJP단일화 협상결과가 관심현안으로 대두되겠지만 이보다는 오히려 반DJP연대가 어떻게 구체화할지에 더 큰 관심이 쏠릴 것이다. 「비자금변수」의 지뢰가 제거된 상황에서 「반DJP연대」는 대선정국의 마지막 변수로 남게됐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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