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은 미북 제네바기본합의서가 체결된지 3년째 되는 날이다.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일어난 국제핵분쟁의 결과 미국과 북한은 우여곡절을 거쳐 94년 10월21일 제네바에서 총 4장13조로 구성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북한은 이에 앞서 91년 12월 남북불가침, 남북교류협력 등 25개조항으로 된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해 놓고도 이를 내팽개치다시피 한 입장이어서 미국이 직접 북한과 별개의 직접거래를 한 것은 한국으로 봐서도 큰 모험이 아닐 수 없었다. 제네바기본합의서는 크게 4가지 내용으로 돼 있다. ◆첫째는 북한의 흑연핵원자로를 철거하고 대신 경수로2기를 지어준다는 것, 둘째는 연락사무소를 설치한다는 것, 셋째는 남북대화를 증진한다는 것, 넷째는 국제핵확산금지체제의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 등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제네바합의는 한국이 북한 경수로 건설을 위한 공사진행을 착실히 하고 있는 것 외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다. ◆북한이 합의서 이행을 한국의 어깨를 타넘고 이루려는 정치목적이나 경제실리추구를 위해 이용하려 해 결국 근본적 진전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국제조약은 특히 신의와 성실이 그 바탕이다. 미국은 김정일정권이 과연 국제조약을 신의와 성실로 이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가를 재검토해 봐야 할 때이다. ◆북한은 여전히 남한에 대한 무력점령 계획을 버리지 않고 있고 굶어죽어가는 주민을 독재의 칼로 묶어 국제사회에 대한 접근을 철저히 금하고 있다.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고 과감히 선언하던 미국의 공의는 영 없어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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