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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원 혼비백산/정부·금융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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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원 혼비백산/정부·금융가 표정

입력
1997.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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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책 하루만에 폭락” 강 부총리 강연 취소/“뉴코아 자금 지원” 1시간만에 전격결정○…환율급등, 주가폭락, 뉴코아 부도설 등 3가지 악재가 동시 다발로 터진 20일 재정경제원과 금융권은 혼비백산속에 하루를 지샜다.

강경식 경제부총리는 이날 아침 과천청사로 출근하자마자 시중은행과 종금사에 전화를 거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다. 지난주말 발표한 금융안정책을 보완해야 한다는 윤증현 금융정책실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금융기관장들과 21일 점심식사를 함께 하면서 정책협조를 강력히 요청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바로 이순간 뉴코아 부도설이 날아 들었고 재경원과 한국은행은 하오 4시까지 뉴코아의 부도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했다. 이윽고 「추가자금지원은 있을 수 없다」고 버티던 시중은행장들이 은행연합회 14층 회의실로 속속 모여들었고 불과 1시간만에 뉴코아에 5백45억원을 협조융자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재경원 한은 시중은행이 뉴코아에 온힘을 기울이는 사이 외환시장에서는 원화환율이 한달동안 버텨온 9백15원선이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금융정책의 사령탑인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의 실무자들은 증시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20일 대폭락하자 크게 당황하며 한동안 우왕좌왕하는 모습. 이들은 은행 증권 보험 등 기관투자자에게 전화를 해 투자심리가 안정될 때까지 순매수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업계의 자율결의를 지켜 달라는 협조공세를 폈음에도 불구,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이를 어기고 순매도를 하자 안절부절못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한 관계자는 『정부의 강도높은 증시부양책(19일)이 증시폭락세를 하루도 저지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무슨 정책을 내놓아야 주심을 추스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강경식 부총리도 이날 만큼은 달랐다. 강부총리는 증권시장이 공황국면으로 치닫자 이날 하오 4시30분으로 예정되어 있는 「21세기 국가과제」에 대한 수원강연을 전격 취소하고 대신 강만수 차관을 연사로 보낸 뒤 대응책마련에 착수했다. 강부총리는 그동안 국가과제 설명을 위한 지방순회강연에 대해 각계에서 「총체적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경제팀 총수가 한가롭게 강연이나 하고 다닌다」는 비판에 대해 오히려 반론을 펴며 「꿋꿋하게」 강행해 왔다.

○…이날 금융권과 증권가에는 뉴코아그룹의 부도설에 이어 3∼4개 중견그룹의 부도설이 동시에 유포되어 해당그룹은 물론 재경원 등 관계당국을 크게 긴장시켰다. 특히 여의도 증권가에는 해당그룹이 부도가 날 수 밖에 없는 사정, 부도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소문이 끊이지 않아 부도도미노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증권사 관계자는 『뉴코아그룹의 부도설이 사실로 나타나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부도가능성이 커져 루머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악성루머가 또 어떤 기업을 부도로 몰고 갈 지 우려된다』고 말했다.<김경철·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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