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개업 시들… 전문·국제화 흐름 반영『전관예우를 바라기보다 전문 변호사가 되고 싶다』
법원 내부에서 촉망받던 중견법관들이 잇따라 법복을 벗고 「로펌(Law Firm)」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로펌은 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변호사 회사」.
수십명의 변호사들이 모여 국제분쟁과 세무·특허 등 전문분야의 업무를 분담, 해결하는 기업형 변호사 사무실을 일컫는다. 지금까지 중견법관들은 법복을 벗고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차려왔지만 전문·국제화를 중시하는 최근의 경향을 반영한 듯 그 추세가 바뀌고 있는 것.
서울지법 김태훈(50·사시 15회) 부장판사는 16일 20여년 넘게 입어온 법복을 벗고 국내 4대 로펌중의 하나인 「세종」법무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국제거래 전담재판부인 민사합의21부에 재직하면서 「국제거래·상사 소송의 실무」라는 책을 펴낼 정도의 실력파인 그의 로펌행은 며칠동안 법원내부의 화젯거리였다. 역시 서울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송동원(45·사시 16회) 변호사도 지난달 법관인사 직후 판사직을 사임하고 법무법인 「태평양」에 들어갔다. 또 서울지법 북부지원 부장판사였던 송흥섭(44·사시 18회) 변호사도 올 초 법무법인 「광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중견법관들의 로펌행은 이제 한 흐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법조인들의 전문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지법의 한 법관은 『우리나라의 법조인들도 이제 전문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때』라며 『개인사무실보다 체계·전문화한 로펌에 들어가면 경제적인 안정과 함께 전문성도 쌓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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