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TV 내달 방영한국 현대바둑 50년사를 통틀어 최고의 명승부는 어느 대국일까.
45년 시작된 한국의 현대바둑사는 「영웅」의 탄생과 스러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격전의 연속이었다. 그리하여 한국바둑은 반세기 만에 세계바둑을 평정할 만큼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흰돌과 검은돌이 엮어가는 바둑사에는 잊을 수 없는 명승부들이 수없이 많다. 한국 중국 일본 등 전세계 기사들은 이 기보들을 토대로 서로를 연구하며 바둑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영웅은 스러져도 기보는 남는다.
바둑TV는 개국 2주년을 맞아 명승부 「베스트 10」을 선정했다. 대국 자체의 중요성과 바둑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바둑TV가 선정한 「베스트 10」 가운데 가장 오래된 대국은 서봉수 당시 2단이 입단 2년만에 첫 본선에 올라 조남철 9단으로부터 타이틀을 획득했던 71년 제4기 명인전 결승대국이다. 당시 바둑계와 언론은 혜성처럼 나타난 「국산 바둑」서봉수에 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80년대 들어서는 조치훈 9단이 80년 일본 제5기 명인전 타이틀을 획득한데 이어 81년 본인방, 83년 일본 제7기 기성전 타이틀을 따내 일본 최초의 대삼관을 달성한 것을 꼽았다. 조치훈 9단은 기성전에서 3연패후 4연승을 거둬 통쾌한 역전승을 거뒀으며, 일본바둑계의 세대교체를 이뤘다.
다음에는 조훈현 9단이 처음으로 국내기전 전관왕을 달성한 80년 제11기 명인전과, 89년 제1회 응씨배 우승이 선정됐다. 조 9단의 응씨배 우승은 국내기사 최초의 세계대회 우승으로, 세계제패의 발판을 마련하는 쾌거였다.
90년대에는 국제기전의 대국이 「베스트 10」에 올랐다. 이창호 9단을 92년 최연소 세계챔피언으로 탄생시킨 동양증권배, 조훈현 9단에 이은 93년 서봉수 9단의 제2회 응씨배 우승을 들었다. 국내 바둑계는 「된장바둑」의 세계대회 석권에 모두 놀라움을 표했다.
유창혁 9단은 93년 제6기 후지쓰배에서 우승, 세계대회 첫 우승을 차지하는 동시에 한국을 4개 국제대회 전관왕에 오르게 했다. 제6기 후지쓰배는 당시 현대바둑의 메카를 자처했던 일본 도쿄에서 조훈현과 유창혁 두 기사가 결승을 벌여 일본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최근 대국으로는 지난해 유창혁 9단의 제1회 삼성화재배 우승, 올초 세계기전 사상 처음으로 이룩한 서봉수 9단의 세계대회 9연승(제5회 진로배)이 뽑혔다. 바둑TV는 「명승부 베스트 10」에 꼽힌 대국을 11월 둘째 주부터 순차적으로 방영한다. (02)6500―429<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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