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지도 못하는 외국 여행길에 맛있고 가격이 저렴한 식당을 찾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럴때 내가 활용하는 방법이 근처 가까운 옷가게에 먼저 들어가 물어보는 것이다. 지난 여름 이탈리아 피렌체 여행때도 그랬다. 가까운 가게에 들어가 친절하게 생긴 종업원에게 다가가서 『보통 어디서 식사를 하느냐』고 말을 붙였다. 대개 종업원들이 그러듯이 친절하게 지도 위에 식당을 표시해주었다. 그 종업원이 가르쳐준 식당은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은 실내 분위기를 봐서도 이탈리아인들이 즐겨 찾는 식당 같아 보였다.두가지 코스로 간단히 음식을 시키고 테이블위에 놓인, 마신만큼 돈을 내는 하우스와인을 마셨다. 옆테이블에서 한 청년이 혼자 큰 접시에 담긴 고기를 아주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친구가 궁금해했다. 레스토랑에서 옆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이 무례라며 친구가 말리는 데도 불구하고 나는 기어코 물어보았다. 『드시는게 쇠고기인가요,아니면 돼지?』 불행하게도 그 청년은 영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난 이탈리아어에 깜깜이라 손짓 발짓 노력하다 그만 포기를 하려는데 갑자기 그가 『무∼우』하고 크게 송아지 소리를 내는게 아닌가. 여기저기 테이블에서 웃는 소리가 터져 나왔고 우리도 웃고 말았다.
여행이 끝난 뒤에도 친구와 나는 우여곡절끝에 맛있게 먹은 송아지 숯불구이 이야기를 여러번 했다. 게다가 주인으로부터 이탈리아 요리는 한접시에 고기 야채 감자 소스가 함께 나오는 프랑스 요리와 달리 고기 야채 감자가 각각 접시에 따로 나온다는 사실을 배우게 된 것도 수확이었다.<최미경 주부·이탈리아 요리 전문가>최미경>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