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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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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자정께 서울지역에 천둥번개와 함께 폭우가 내렸다. 시민들은 잠을 설쳤고 곳곳의 교통신호가 고장나 교통사고가 평소보다 배나 많이 발생했다. 지난 13일 밤에도 똑같은 날씨를 보였는데 나라가 어수선한 가운데 날씨마저 이러하니 국민들은 심란하기만 하다. ◆그렇지 않아도 금세기 최악이란 「엘니뇨」현상으로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일어나 사람들은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피해 규모는 전례없이 커 전 지구에 미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로, 나라마다 이의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가뭄으로 인한 산불로 주변 여러 나라가 연무로 고통을 당한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중국 북부와 북한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의 가뭄, 페루 칠레 중국 남부의 홍수, 미국 로키산맥의 폭설, 콜롬비아의 어획량 감소 등 피해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현재 엘니뇨현상에 의해 해면이 높아진 해역은 적도일대에서 알래스카 연안까지 이른다. 적도부근은 해면이 평소보다 14∼32㎝, 북미연안은 10㎝정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미국은 14일 샌타모니카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국민들에게 폭우 등에 대비할 것을 촉구했다. ◆아직까지 한국은 별 피해가 없지만 안심할 수 없다. 겨울을 앞두고 폭설 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정치권의 이전투구에 경기불황마저 겹쳐 나라의 분위기가 흐트러진 상황에서 날씨만이라도 평온했으면 하는 것이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이지만 「아기예수」(엘니뇨)의 자비에만 매달릴 수도 없다는데 안타까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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