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독협상 명성 ‘콜의 가신’「휠체어의 지도자」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 대통령의 신화가 독일에서도 재현될까. 신화의 예비 주인공은 독일 집권 기민당(CDU)―기사당(CSU)연합 하원 원내총무 볼프강 쇼이블레(55).
쇼이블레는 15일 헬무트 콜 총리가 공개적으로 그를 후계자로 지목함에 따라 대권에 한발 성큼 다가섰다. 콜 총리는 이날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전당대회 폐막연설에서 『쇼이블레가 언젠가 총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결코 2인자를 키우지 않던 콜이 드디어 추측으로만 나돌던 후계자지명설을 확인시킨 것이다.
쇼이블레는 누구나 인정하는 콜의 가신. 72년 연방하원의원으로 정계입문 뒤 81∼84년 CDU―CSU연합 사무총장, 84∼89년 총리실장, 89∼91년 내무장관, 91년부터 원내총무 등 요직을 맡으면서 콜과는 「부자관계」에 비견되는 끈끈한 사이로 발전했다. 특히 89∼90년 통독협상의 주역으로서 콜의 손발과 두뇌역할을 해 통일의 일등공신으로 불린다.
그는 당내 경쟁자를 용납치 않는 콜의 비위를 맞춰 언제나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이미 당내외에서 확고한 2인자로 자리잡았다. 90년 첫 통독총선 유세때 정신병자의 총탄에 맞아 하반신 불구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어 다소간 주변의 우려를 낳고 있다. 콜 보다 더 보수적이지만 냉철한 정세분석력과 끈질긴 협상력이 장기다. 유럽통합에 대해서는 독일중심의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으며 장차 통합유럽이 단일대표로서 유엔 안보리 상임국이 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가 언제 콜을 승계할 지는 오리무중이다. 콜도 이 점은 모호하게 놔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콜이 내년 9월 총선에서 승리, 5차연임에 성공할 경우 99년말이나 2000년 총리직을 물려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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