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지도를 옆으로 돌려 놓으면 권총 모양이 된다. 그 방아쇠 부분에는 콩고가 있다. 콩고는 아프리카의 방아쇠가 될 것이다』 아프리카의 양심 프란츠 파농은 이렇게 갈파하며 콩고가 아프리카의 뇌관이 될 것임을 예언했다.콩고민주공화국(구 자이르, 수도 킨샤사)의 로랑 카빌라가 이끄는 반군이 올 5월 32년간의 철권통치자 모부투 세세 세코 대통령을 무너뜨린뒤 한달도 채 되지 않은 6월5일 인접국인 콩고(수도 브라자빌)에서도 내전이 전염병처럼 발발했다. 파스칼 리수바(65) 콩고대통령은 7월 27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당 소유 사병혁파(사병혁파)작업의 일환으로 대통령 후보인 드니 사수 응궤소 전 대통령의 자택을 포위한 것이 내전의 발단이었다. 78년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바 있는 응궤소는 즉각 반발, 5,000여명의 사병을 이끌고 리수바 대통령에게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실력자 응궤소가 이끄는 반군연합세력인 「민주연합전선」은 앙골라 등 외국 군대의 힘까지 업고서 리수바 대통령과 베르나르드 콜레라스 총리를 몰아붙인 끝에 14일 수도 브라자빌의 완전 장악을 선언했다. 이로써 콩고내전은 발발 4개월만에 응궤소 전 대통령의 승리로 막을 내리게 됐다. 하지만 불과 4개월간에 걸친 내전으로 1만여명이 희생됐으며 수만명이 인근 국가들로 피난을 떠나야 했다. 또한 남부 바콩고와 마켈레―켈레 등지에서는 콜레라스 총리의 「민병대」가 약탈을 자행, 주민들이 콩고강을 건너 이웃나라인 콩고민주공화국으로 탈출하고 있다.
한편 사실상 패배한 콩고정부는 수도 함락 직전인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앙골라가 1,000여명의 병력을 콩고에 보내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하며 대책을 호소했다. 콩고정부측을 편들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도 유엔에 서한을 보내 대책을 촉구했다. 반군측도 정부군이 앙골라반군인 UNITA를 콩고에 불러 들였다고 맞대응했다.
콩고사태가 급작스럽게 변하자 유엔 안보리는 14일 긴급회의를 갖고 5,000명의 유엔 평화유지군을 콩고에 파견하는 문제를 검토, 수일내 콩고에 대한 군사개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브라자빌에서 전투가 계속되는 한 유엔이 할 일은 없다』는 유엔 한 관리의 말처럼, 콩고내전 해결은 당사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 당장 유엔에서도 콩고 식민종주국이었던 프랑스가 유엔 평화유지군 파견을 적극 주장하지만 미국과 영국은 난색을 표하는 실정이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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