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들은 대개 1년에 한번쯤은 「예절(교육)캠프」를 간다. 여기서는 전통적인 절하기, 한복 바르게 입기, 어른에 대한 호칭과 전통놀이 등을 배운다. 정확히 말하자면 예절캠프가 아니라 전통문화 캠프. 그런데도 예절캠프라고 부르는 것은 사람들이 예절하면 「전통적인 격식」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집 아이들도 예절캠프를 다녀오더니 「절할때는 오른 손을 위에 놓는 것이 맞느니, 왼발을 한걸음 내미느니, 오른 발을 한걸음 물리느니」하고 팔꿈치를 쳐가며 티격태격해서 웃은 적이 있다.상대방을 배려하는 시민예절을 지키자는 「매너좀 지키며 삽시다」특집(4일자 한국일보 15, 16면 보도)이 나간후 여러 분이 전화로 공감을 표시해주었다. 신문이 좀더 자주 이런 지적을 해달라는 당부도 들었다. 고등학교 교사를 지내셨다는 한 분은 『동방예의지국의 전통은 사라졌는데 서양식 매너는 자리잡지 않아서 문제』라면서 매너교육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식민시대, 군정, 한국전쟁과 군사쿠데타를 거치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시민사회를 경험한 것은 불과 최근의 일. 시민사회와 더불어 발전한 시민예절을 체득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 때문인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국기에 대한 경례와 무궁화 사랑 같은 국가주의적인 것은 우선하여 가르쳐도 「양보합시다」 「사람이 다가오면 문을 열고 기다려줍시다」같은 민주사회 시민이 익혀야 할 예절은 가르치지 않는다.
시민예절은 국가 경쟁력과도 상관이 있다. 시민예절은 사회를 능률적으로 돌아가게 한다. 또 이미지로 승부해야 하는 시대에 해마다 쏟아져 나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대로 된 매너를 익히고 있다면 국가 이미지 선양에도 크게 이바지 할 것이다.
당장 내년부터 초등학교과정에 시민사회 예절을 필수로 가르치면 어떨까. 그러자면 교사들부터 민주적인 태도를 익혀야 할 것이다. 학생들을 윽박지르고 무안을 주며 아랫사람 취급하면서 시민예절을 가르칠 수는 없을 것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가 평등하다는 민주의식에서 시작한 시민예절이 어서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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