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물적 교류 급증/질병도 국경 없어져 육류검역·홍보강화 등 정부 적극대처 나서야지구촌이 1일권으로 축소되고 인구 및 상품의 막대한 국제교류가 빈번해진 오늘날 인류는 각종 전염병의 세계적 만연에 당황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0여년간 신생 또는 재만연 때문에 심각한 보건문제가 되고 있는 20여종 전염병의 세계적 유행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들 중 항생제 남용결과 대장균의 변이로 유발되었다고 믿어지는 대장균 O―157:H7은 82년 미국에서 발생한 집단식중독의 원인균으로, 캐나다 영국 호주 프랑스 일본 등 20여국에서도 보고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의 대유행을 계기로 지난 7월부터 전문가자문회의 및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예방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96년 7월 서울 마장동 육류판매점에서 채취한 소의 간에서 O―157대장균 1주, 390마리의 소가 배설한 쇠똥 배양에서 2주가 분리되었으나 300개의 시료를 채취, 검사한 쇠고기와 돼지고기에서는 전혀 분리되지 않았다.
한편 식품의약안전본부가 9월말까지 쇠고기 513건을 검사하여 베로독소를 생성하는 병원성 대장균 O―26:H4(O―157:H7과 같은 병원성)균주 하나를 검출한 뒤 계속 검사중인데 아직 더 발견되었다는 보고는 없다.
또한 「병원성 대장균 O―157감염증 진단 및 치료지침」과 「O―157 감염증 관리지침」 등을 발간 배부하여 신고체계를 가동한지 1년여가 넘었는데도 아직 우리나라 안에서 O―157 대장균에 의한 출혈성 장염이나 용혈성 요독증후군의 발생은 보고된 적이 없다.
예를 들면 금년 1월부터 현재까지 O―157:H7대장균감염증으로 의심되어 국립보건원에 의뢰된 가검물 14건과 시·도 11개 종합병원 설사환자의 가검물 2,334건에서는 O―157:H7대장균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대장균 혈청형 O―157:H7의 독소는 베로세포에 세포독성이 있다고 하여 베로독소라고도 하고 이질균이 생성하는 독소와 같다고 해서 이질균양 독소라고도 한다. 이 대장균에 의한 감염증은 초기에는 물같은 설사였다가 혈액성 설사와 경련성 복통이 뒤따르고 가끔 구역과 구토를 동반하기도 하며 열은 없거나 미열인 것이 특징이다. 감염자의 31∼75%가 혈변성 설사를 하며 일부는 물같은 설사로 끝난다.
더 중요한 것은 합병증이다. 감염자중 2∼7%, 그리고 설사환자의 10∼30%는 위험한 합병증인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진행되며 이들중 5∼10%는 사망하고 50%가량은 만성 신부전증이 된다. 또한 노인들에게 주로 발생하는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만증」 「중풍」그리고 대장의 부분적 파괴 등은 출혈성 장염의 8%정도에서 발생하며 치명률은 거의 50%에 달한다.
O―157:H7의 전파경로는 첫째 쇠똥에 오염된 쇠고기와 우유 및 그 제품을 충분히 익히지 않고 먹었을 때, 둘째 쇠똥(기타 동물의 똥)에 오염된 물이나 동물 똥으로 만든 퇴비로부터 오염된 야채를 날로 먹었을 때 등이다.
결과적으로 O―157:H7의 주요 원전은 동물배설물, 그 중에서도 쇠똥이다. 미국 28개 주내 약 7,000마리의 젖소검사에서 1,000마리당 3.6마리 꼴로 분리됐다. 미국과 캐나다의 조사에서는 쇠고기 3.7%, 양고기 2.0%, 닭고기와 칠면조고기 1.5%, 돼지고기 1.5%에서 분리되기도 했다.
우리도 대장균 O―157:H7 유행에 국가적 차원에서 계속 강력히 대처해야할 것이다.
첫째, 환자발생에 대한 감시체계를 더욱 강화하여 효율적으로 방역해야 한다.
둘째, 가능식품의 철저한 검사 즉 국내 육류의 일상적 검사 및 수입육류의 철저한 검역은 물론 오염가능환경에 대한 연구도 대장균 O―157:H7의 생태학적 특성이 완전 파악될까지 함께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국민 각자가 조심하여 음식을 잘 익혀먹기만 하면, 또 환자와의 접촉만 피하면 걸리지 않는 질병이므로 필요 이상으로 겁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홍보교육하는 일이다. 언제나 전염병 예방은 정부와 국민이 함께 협력할 때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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