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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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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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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반장 다 해먹는다』는 흔히 오지랖이 넓고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하는 말이다. 원래 구변이 좋고 동네일에 잘 앞장서는 사람들이 통·반장을 맡기도 하지만 이들이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그런 말이 생겼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인기가 떨어져 이 「동네벼슬」을 맡으려고 하는 사람이 없는 곳이 많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정해진 숫자는 통장이 6만2천여명, 반장은 47만여명, 이장은 3만5천여명이지만 서울만 해도 통장 반장 2천6백여명이 공석이다. 내무부는 이 정도의 공석은 항상 있었으며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인기폭락은 통·반장을 하는 재미가 없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통장은 월 10만원의 수당, 반장은 연간 5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는데 일에 비해 형편없는 대우다. 「보이지 않는 특혜」도 이제는 기대하기 어렵다. 예전엔 전입·전출을 할 때 통·반장부터 찾아가 신고하고 도장을 받아야 했는데 그런 것도 없어졌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11월20일부터 선거인명부작성이 시작된다. 이에 앞서 20일부터 한달동안 선거권이 없는 주민조사가 실시된다. 통·반장이 없는 곳에서는 이 조사가 원활하지 못할 전망이다. 또 11월25일부터 27일까지 선거인명부 열람이 실시되는데 통·반장이 없는 곳의 주민들은 동사무소까지 가야 한다. ◆내무부는 14일 전국 행정부시장·부지사 회의를 열어 공직자들의 엄정한 선거중립과 공명선거 분위기 조성을 강조하고 법정 선거사무에 착오가 없게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최근의 비자금폭로파문과 이로 인한 정치혐오와 냉소주의에 행정보조조직의 부실까지 겹쳐 투표참여율이 낮아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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