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 검찰총장은 국회 법사위의 대검 국정감사가 열린 14일을 생애에서 가장 긴 하루로 기억하게 될 것같다. 국감장의 최대 이슈는 예고된 대로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비자금 수사여부였다. 시작부터 신한국당의원들의 수사촉구 목소리가 빗발쳤고 국민회의 의원들은 수사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맞대응했다. 김총장은 격앙된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내내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상오 10시 국감이 시작된 뒤부터 시선을 내리깐 채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다. 이날 김총장의 답변은 「면밀한 검토」와 「신중한 처리」라는 두마디로 일관됐다. 신한국당 의원들의 집요한 추궁이 이어졌으나 김총장은 잠시 머뭇거리다가는 똑같은 답변을 되풀이 했다.간간히 검찰 전체의 명운을 두 어깨에 짊어진 검찰총장의 고뇌를 솔직히 드러내기도 했다. 검찰출신 의원들에겐 『(이렇게 답변할 수 밖에 없는데 대해) 절대로 노하지 말아달라』며 인간적인 호소로 이해를 구했다.
취임 2개월만에 첫 국감을 맞은 김총장은 그러나 호된 통과의례를 비교적 무난히 치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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