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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 ‘부패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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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 ‘부패와의 전쟁’

입력
1997.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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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수로 금명 ‘혁명적 과업’ 청사진 밝힐 예정/“정경유착 단절” 지정기탁금 폐지 선언 가능성이회창 신한국당총재는 「비자금 정국」의 와중에서 『우리는 지금 혁명적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금명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혁명과업」이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총재의 「혁명과업」발언은 이른바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총재의 측근 보좌그룹을 포함, 신한국당의 많은 당직자들이 이에 동의하고 있다. 이총재는 우리사회에 만연돼 있는 뿌리깊은 부패구조를 청산하지 않고서는 건전한 21세기 선진사회를 지향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이른바 「부패구조의 혁파」를 자신의 1순위 정치 청사진으로 제시할 것이란 얘기다. 이총재가 구상하는 「부패 혁파」의 첫 단계는 바로 「정경유착」고리의 단절이다. 정치권이 솔선해서 기존의 왜곡된 정치환경을 타파하지 않는 한 사회전체의 부패구조를 깨뜨리기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며, 부패구조의 청산작업이 바로 혁명적 과업이고, 이는 단절없이 지속될 것이라는 뜻을 이번 기회에 분명히 밝히겠다는 것이다.

이총재는 부패구조 혁파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의 하나로 여야 정치개혁협상의 최대쟁점인 「지정기탁금제의 폐지」를 전격 선언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지정기탁금제의 폐지는 한마디로 여당의 정치자금 루트를 봉쇄하는 것이다. 이는 당장 여권의 재정적 프리미엄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으로, 정치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될 게 틀림없다. 하지만 이총재는 지정기탁금제 자체가 공개된 정경유착의 한 단면이란 판단에서 이같은 정경간 연결고리를 스스로 해체함으로써 자신의 개혁의지를 내외에 과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총재는 이번 대선의 성패여부는 「본래 이미지」의 복원여부에 달려있다고 보는 것 같다. 이총재의 정치적 자산은 「법대로」의 원칙주의이며 이같은 「대쪽 이미지」가 회복되지 않는 한 자신은 정치적으로 무장해제될 수 밖에 없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이총재는 역대정권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던 부패와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불퇴전의 의지를 기자회견을 통해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구시대정치와 새정치의 차별화를 극대화해 차기정부의 선명성을 담보로 12월 대선에 임하겠다는 복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총재의 「혁명발언」은 『지나치게 이상적이며 일방적』이란 평가가 뒤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혁명과업」발언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감추고 싶은 자신의 치부도 공개하는 자기 희생적 해법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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