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민감한 ‘초대형사건’ 심리 일단 매듭/사법부 의지 대국민 ‘창’ 역할 심적부담도서울지법 형사합의 30부는 문민정부 초기부터 지금까지 큼직큼직한 사건을 가장 많이 심리한 재판부로 기록되고 있다.
가까이는 두 전직대통령 사건에서 올초 한보비리 사건, 그리고 현직 대통령의 아들에 대한 단죄에 이르기까지 국민적 관심사가 된 사건을 도맡아 왔다. 이 때문에 정치권의 입김에 따라 아니면 여론에 의해 판결성향이 움직인다는 시각도 일부 있다. 재판부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이례적으로 『정치의 발길이 법정의 문턱을 넘을 수 없고 여론의 바람이 법정 안으로 들어올 수는 없다』고 이같은 시선에 못을 박았다.
여론에 민감한 사건만을 맡아 심리하는 30부는 형사지법의 수석부로 사법부의 의지를 국민에 내비추는 창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점이 고려돼 재판부는 「충분히 납득할만한」 인물들로 구성된다. 30부는 현재 재판장인 손지열(사시 9회) 부장판사를 비롯, 박이규(사시 32회) 우배석판사, 유용현(사시 35회) 좌배석판사가 맡고 있다. 초대형사건에 파묻혀 있다 이제 한숨을 돌린 세 판사는 모두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두 배석판사는 연수원을 수석졸업해 「수석부에는 수석만 모아 놓았다」는 말도 있다.
손 재판장은 「법리에 밝고 재판진행이 무리가 없으며 강직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철씨 선고에 앞서 『법정에 온 이상 사건은 사건일 뿐 오로지 법관의 관점에서 법과 양심에 따랐다』고 말한 부분은 강직한 성품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법조계 인사들은 보고 있다. 박판사는 동기생들이 인정하는 「판례통」으로 이번 사건의 주심을 맡았고 박판사의 대학 4년 선배인 유판사는 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 등 피고인 11명에 이어 「정태수 리스트」에 올라 기소된 정치인 8명의 주심을 맡고 있다.<이태규 기자>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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