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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조용한 청와대/“아직도 과거시각인가” 거듭 일축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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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조용한 청와대/“아직도 과거시각인가” 거듭 일축불구

입력
1997.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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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한 태도가 오히려 진원지설 키워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신한국당이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 비자금 보유설을 주장한 이후 지금까지 『정치권의 공방이라 관여할 바가 아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사전에 전혀 몰랐다』는 두마디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은 「청와대 개입설」 「김대통령 원격조종설」 등 정치권의 온갖 추측을 『과거 시각』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한 고위관계자는 11일 「이번 파문이 92년 대선자금과 연결되면서 김대통령이 곤경에 빠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신한국당의 발표는 김대중 총재의 대선자금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총재의 비자금을 바로 대선자금으로 규정하고 김대통령도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섣부른 예단이라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김대통령이 정치권 상황이니까 관심은 있겠지만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다』며 김대통령의 「초연함」을 거듭 강조했다.

다른 고위관계자는 『김대통령은 평생 독재정권의 공작정치에 맞서 투쟁했다』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각종 자료를 이용할 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통령의 과거 정치자금 관리방식까지 들어가며 이번 파문과 김대통령의 무관함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은 『정국이 벌집 쑤신듯 시끄러운데 청와대가 진상파악도 하지않고 「모르는 일」이라고만 대답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도 시원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대통령 또는 청와대가 이번 파문의 진원지라는 소문이 끊임없이 나도는 것은 이처럼 지나치게 태연한 태도가 한 몫을 하고 있다.

여권의 한 인사는 『청와대가 꿈쩍도 않는 것은 일단 사태의 흐름을 지켜본뒤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며 『김대통령이 마지막 승부를 위해 숨을 고르는 것이 아니냐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통령이 지난 5월에 언급한 「중대결심」과 맥락이 닿아 있을지도 모른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김대통령의 과거 핵심측근은 『여권의 일부 관계자들이 김대통령의 정치스타일을 너무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신한국당이 어떤 원칙을 갖고 이번 일을 진행시키고 있는지 두고 볼 일』이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손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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