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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가을 거리엔 롱재킷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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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가을 거리엔 롱재킷 물결

입력
1997.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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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 닿을정도로 길어지고 폭이 좁고 날렵한 복고모드 유행복고적 분위기의 롱재킷이 올가을 트렌드상품으로 인기를 얻고있다.

옷차림을 차분하게 마무리해주는 재킷은 계절과 상관없이 사랑받는 품목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길이가 길어진 것이 특징. 엉덩이를 살짝 가리는 기존 재킷류가 목선부터 재킷 끝단까지의 길이가 보통 26∼27인치 정도인데 비해 최근 나오는 재킷들은 32∼33인치 정도로 길어 허벅지 중간까지 내려온다. 어떤 것은 무릎밑까지 와 언뜻 반코트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디엄」 디자인실 민수경 팀장은 『최근 부활하고있는 80년대 파워수트에 복고주의 패션트렌드가 가세, 남성적이면서 보수적인 느낌의 긴 재킷이 유행을 타고있다』며 『이런 롱재킷의 인기는 겨울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길이가 길다는 것 외에도 앞 여밈을 싱글로 처리하고 깃 폭이 좁고 날렵해 복고무드를 한층 강조하는게 두드러진다. 또 여밈 단추를 가슴 바로 밑에 달아 V존을 짧게 연출하거나 마지막 단추를 배꼽 바로 밑부분에 오게 해 재킷의 앞자락이 살짝 벌어지게 만든 것들이 주종이다. 시선을 위로 끌어당겨 키가 크고 날씬해보이는 효과를 낸 것이다.

좀 더 남성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 재킷들은 단추여밈이 겉으로 드러나지않도록 디자인하고 허리부분에 재킷과 같은 소재로 벨트를 달아주기도 한다. 장식이 거의 없고 포켓도 박음질이 겉으로 드러나지않도록 깔끔하게 처리. 소재는 가볍고 따뜻한데다 활동적인 울스트레치 소재가 가장 많이 쓰인다.

롱재킷은 입기에 따라서 도회적인 세련미를 내는 정장으로, 또 가을내음을 물씬 풍기는 트렌치코트 대용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이다. (주)신원의 조은주씨는 『롱재킷은 엉덩이와 허벅지를 살짝 가리기 때문에 몸매를 날씬해 보이게 해주는 반면 상체가 길어보일 수 있으므로 허리선의 재단이 약간 윗쪽으로 된 것을 고르는게 좋다』고 말한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가늘고 길게 표현하는 것이 포인트이며 안에 입는 옷으로는 블라우스보다 깃이 뾰족한 셔츠류가 어울린다.

정장으로는 재킷길이와 거의 같은 길이의 미니스커트를 받쳐입거나 폭이 좁은 바지를 곁들인다. 바지는 한창 유행했던 벨보텀(무릎밑부터 살짝 퍼지는 바지)스타일보다 폭이 좁은 일자형이 잘 어울린다. 바지 끝단의 안쪽 옆솔기에 트임이 들어간 것은 하이힐을 신어 다리를 길게 연출할 수 있을 뿐아니라 세련된 멋이 일품이라 안성맞춤이다.

캐주얼한 기분으로 입을때는 롱재킷에 레깅스나 스판바지를 어울려 입는 것을 고려해볼만하다. 레깅스에 하늘하늘한 소재의 보라색 셔츠를 밖으로 내서 입은뒤 검정색이나 진회색 스트라이프 롱재킷을 가볍게 걸친다.<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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