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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은 마케팅아닌 장인정신서”/이 최고급 수제화 테스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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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은 마케팅아닌 장인정신서”/이 최고급 수제화 테스토니

입력
1997.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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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한켤레에 168개 공정『장인정신이 명품을 만듭니다. 요란한 광고와 마케팅전략도 숙련된 장인의 손으로 빚어낸 제품만큼 훌륭한 홍보가 될수는 없지요』

이탈리아의 최고급 수제화브랜드 「테스토니」를 이끌고있는 카를로 피니(41) 사장은 브랜드의 성패가 마케팅전략에 달렸다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에 「품질로 승부하겠다」고 말한다. 구치나 살바토레 페라가모 등 이탈리아의 고급 브랜드들이 브랜드 이미지를 파는 미국식 마케팅전략을 채용하고 패션의류쪽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등 변화를 추진해온 것을 염두에 둘때 시대착오적 아니냐는 오해를 살만도 하다. 소수의 특별한 사람들을 위한 수제화에 대한 고집, 대규모 마케팅의 기피 등은 테스토니를 널리 알리는데는 걸림돌로 작용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피니 사장은 디자인의 변화를 통해 트렌드를 중시하는 젊은 사람들까지 테스토니의 고객으로 잡겠다는 구상외에 「좋은 품질이 최상의 광고」라는 테스토니의 기본 경영철학은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한다. 무려 168개의 공정을 거쳐 한켤레의 구두를 만들어내는 엄중한 장인정신만이 수제화브랜드로서의 명성을 지켜가는 근본이라는 주장이다.

테스토니의 본사가 있는 볼로냐의 구두공장은 피니 사장이 장인정신의 산실로 자랑하는 곳이다. 30년이상을 가죽 자르기에만 매달려온 장인들과 이제 막 무두질을 배운 젊은 일꾼들 70명이 한데 어울려있는 이 공장은 가위와 망치, 그리고 손만으로 모든 공정을 해낸다. 가죽을 구두의 형태에 맞춰 정교하게 자르는 작업부터 가죽의 표면에 홈을 파고 스티치로 문양을 넣은뒤 구두틀에 가죽을 씌워 형태를 잡고 240㎏의 무게를 지탱하는 금속바를 단 발창을 대기까지 장인들의 손길은 섬세한 보석을 다루듯 신중하고 능란하다. 기본형태가 완성된 구두는 가죽의 결과 광택이 살아나도록 다시 무두질을 하고 밑창까지 서너번의 왁스칠을 더 거친뒤에야 비로소 완제품 도장을 받는다.

창업 70년동안 한결같이 귀족적이고 클래식한 이미지를 고집해왔던 테스토니는 최근 조심스런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고급 수제화의 이미지를 유지하되 20∼30대 젊은 고객들을 위해 한결 트렌디한 감각의 제품들을 이번 가을겨울시즌부터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중후한 이미지의 테스토니가 이를 통해 트렌드를 중시하는 젊은층에도 어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피니 사장은 테스토니 창업자인 아메데오 테스토니의 외손자이며 부인 바바라는 마케팅디렉터로 일하고 있다.<밀라노·볼로냐=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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