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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여,영원히(재즈재즈: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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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여,영원히(재즈재즈:4)

입력
1997.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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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들이 앞장 ‘부활 팡파르’/맥파틀런드·치텀 등 할아버지들에 의해 80년대 르네상스 맞아원래 재즈란 보잘 것 없던 소도시 뉴올리언스에서 무식한 흑인이 어떻게 뚝딱거리다보니 생겨난 「시골음악」이다. 금세기 초 탄생된 시골음악 재즈가 빛을 보게 된 것은 10년 뒤 시카고라는 시험장을 관통하고 나서였다. 역사는 반복되는가?

80년대 정통재즈를 향한 관심이 윈튼 마설리스 등 일단의 젊은 뮤지션들이 돌연 뉴올리언즈에 운집함으로써 촉발됐다는 진술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 한 가지는 잊지말자. 아무리 그들이 유능하더라도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이불 속에서 만세부르기에 지나지 않는다.

80년대초 재즈 르네상스가 재즈의 대중적 중흥으로 이어지는데는 또 다시 시카고가 필요했다. 불은 시카고 「오스틴 고등학교」에서 당겨졌다. 음악적 활로가 절실히 필요했던 학교밴드의 노교사들은 뉴올리언스 재즈의 잊혀진 영웅 루이 암스트롱, 얼 하인즈, 킹 올리버에 착목했다.

코넷주자 지미 맥파틀런드, 테너 색소폰주자 버드 프리먼, 코넷주자 와일드 데이비드슨 등 1906년과 1907년생 노장들에 의해 뉴올리언스 재즈가 부활하고, 마침내 재즈는 새로이 서술됐다.

그럭저럭 현역으로 활동하는 노장들이 그 기운을 보고 가만히 있을 리 없다. 거의 소음에 가까운 록과 댄스 뮤직의 발호에 넌더리치고 있던 또래의 명장들이 일제히 진군 팡파르를 울렸던 것이다.

이제는 할리우드로 거점을 옮겨 영화와 TV음악 작곡으로 명성이 높던 베니 카터, 정통재즈는 물론 전위재즈까지 두루 용해시켜 낸 전방위 트럼페터 닥 치텀, 장르를 초월한 베이시스트 밀트 힌튼, 피아니스트 제이 맥샨, 불세출의 듀엣 앨 그레이와 버디 테이트 등 점잖은 영감님들이 전위를 기꺼이 떠맡았다.

케케묵은 옛날 재즈만 울궈대는 구닥다리 재즈맨으로만 알려진 그들이 분기일전한 것으로 비치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렇게 어느날 갑자기 새로이 한 시대를 풍미하기까지 그들이 부단한 연습과 잼세션은 물론, 최신 재즈의 흐름과 맹점을 체크해 왔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뉴올리언스 재즈부활의 거대한 흐름은 비단 솔로이스트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군소 밴드의 역할에만 안주, 회고적 프로의 단골출연자로 만족해야 했던 정통 빅밴드들도 때를 만났다. 할렘 재즈 & 블루스 밴드, 사보이 설튼즈, 스위트 베이비 블루스 밴드 등은 적어도 한 번은 관심을 가져야 할 밴드다.<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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