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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반도체 진출 초읽기

입력
1997.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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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까지 1조9,000억 투자 D램 본격생산계획/기존 3사 “불황에다 공급과잉 우려” 바짝 긴장동부그룹의 반도체사업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삼성 현대 LG 등 기존 반도체 3사는 D램 경기가 가뜩이나 위축된 상황에서 동부의 신규 진출은 공급과잉-가격하락 현상을 부추길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반면 동부는 수출비중이 높은 D램시장 진출이 궁극적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사업의 타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오는 99년까지 1조9,0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음성군에 8인치 웨이퍼 기준 월 3만장 가공규모의 D램 라인을 설치,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동부는 이달중에 미국 IBM사와 기술제휴계약을 체결하고 경력사원 공채 등을 통해 전문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제품생산은 64메가D램으로 시작, 단계적으로 256메가D램으로 전환할 예정이며 생산 첫해인 99년에는 제품을 전량 IBM에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납품하고 점차 OEM비중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사업비 가운데 자기자본은 3,000억원이며 나머지는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차입할 방침이다.

동부그룹측은 『산업은행이 최근 미국의 컨설팅회사인 AT커니사에 의뢰한 사업타당성 검토결과 충분히 경제성이 있으며, 수출증대와 대만 반도체업계에 대한 대응력 강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동부는 특히 『현재와 같은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추세라면 향후 대용량 반도체의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대만업계 등이 대대적인 설비투자를 하는 마당에 국내에서 신규진입을 반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기존 3사는 『대만의 본격적인 시장진입과 일본의 64메가D램 생산라인 증설 등으로 메모리시장의 공급초과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동부의 신규 참여는 상당한 투자위험을 수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기존 3사는 D램 가격하락 방지를 위해 자발적인 감산에 나서는 등 「고통분담」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부가 뒤늦게 메모리 시장에 뛰어드는데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에는 동부가 경력사원 스카우트에 나서면서 기존 업계와 동부 사이의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동부의 D램사업 진출은 반도체 업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한편 동부그룹은 2조원에 육박하는 사업비마련을 위해 산업은행에 자금지원을 요청, 은행측의 지원여부가 사업추진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대규모 투자사업은 모두 정부가 금융지원여부를 결정해온 게 관행이었으나 이번에는 사상처음으로 은행측이 사업성만을 따져 자체결정하게 된다는 점에서 산업은행의 판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사업성은 있다고 판단되지만 지원해야할 규모가 너무 커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남대희·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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