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평양관제소 민간 첫 직통전화/운항거리 단축 경제적 효과도 막대남북한간의 관제협정 합의는 북한이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자신의 영공을 개방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북한측은 이번 회의에서 평양 비행정보구역(FIR)을 통과하는 모든 민간항공기에 대한 무차별 개방, 안전보장과 함께 남북한간의 관제직통통신망으로 직통전화(주회선)를 사용하자는 우리측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에따라 개설될 대구·평양 관제소간의 직통전화는 민간통신망으로는 최초의 남북한 직통전화로 기록돼 앞으로 남북한간 민간통신망을 구축하는데 시금석이 될 것이다. 남북한간에는 지금까지 북한 경수로 원자력발전소 현장인 신포와 한국전력 서울본사를 연결하는 민간통신망이 있었으나 이는 인공위성을 이용, 일본을 경유하는 간접통신망이었다.
4월23일부터 정식으로 가동될 남북한 관제소간 직통전화는 가령 서울을 출발, 미국으로 가는 우리비행기가 우리측 영공인 대구FIR를 벗어나 북한측 영공인 평양FIR로 진입할 경우 대구관제소에서 대구신암전화국―혜화전화국―판문점―개성―평양을 거쳐 평양관제소로 연결된다. 이 주회선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아시아새트(ASIASAT)위성을 이용, 대구관제소―국제통신국―금산지구국―평양지구국―국제통신국―평양관제소로 연결하는 예비회선이 이용된다.
정부는 북한측의 영공개방보다 주회선으로 이용될 직통전화의 개통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통신분야의 남북교류에 물꼬를 트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크다. 현재 서울―미주, 서울―러시아를 운항하는 비행기는 국적항공기가 주 131편, 외국항공기가 주 82편 등 모두 220회에 달한다. 이들 항공기는 현재 일본측 영공인 동경FIR를 이용, 우회하는 노선을 운항해 왔는데 평양FIR를 이용하면 직선노선으로 운항하게 돼 20∼47분의 운항시간 단축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운항거리가 단축됨에 따라 이들 노선을 취항하는 국적항공사는 연간 900만달러, 외국항공사는 500만달러의 기름값을 절감하게 되고, 북한도 평양FIR를 통과하는 항공사로부터 대당 최소한 120달러씩의 항공보안시설이용료를 받아 연간 200만달러의 수입을 챙길 수 있게 된다.<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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