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 말부터 사라져가는 말까지 다루는 내용도 다양10월9일 한글날을 앞두고 우리말을 아름답고 올바르게 가꾸는 정성이 담긴 책들이 쏟아져나왔다.
시인 장승욱(서울방송 기자)씨가 쓴 「한겨레 말모이」(하늘연못 발행, 1만5,000원)는 토박이말 2만4,000여개를 정리한 우리말 사전이다. 잊고 있던, 또는 전혀 모르고 있던 우리말이 샘처럼 솟아오른다.
예컨대 소의 새끼는 송아지다. 그렇다면 송아지가 뿔 날 만한 나이가 되면? 동부레기라고 부른다. 소의 뱃속에 든 새끼는 송치. 호랑이 새끼는? 개호주. 곰새끼는? 능소. 안개처럼 가늘게 내리는 비는 안개비. 안개보다 굵고 이슬비보다 가는 것은 는개. 여기까지는 알 만하다. 그러나 실같이 내리는 실비, 가루처럼 뿌옇게 내리는 가루비, 굵직하고 거세게 퍼붓는 작달비, 빗방울의 발이 보이도록 굵게 내리는 발비, 좍좍 내리다 잠깐 그치는 웃비, 햇볕이 난 날 잠깐 뿌리는 여우비에 이르면, 우리말의 풍부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장씨는 85년부터 남북한의 수십개 국어사전과 어휘·용례사전을 『팔방구리에 쥐 드나들듯』 하루도 거르지 않고 채집했다.
「없어져 가는 우리말 모음 사전」(성지출판사, 6,800원)은 시인 전병주씨가 각종 사전과 고대·현대소설, 시집 등에서 뽑아 편찬했다. 사투리 표준어 구분없이 모두 살린 것이 특징이다.
이 두가지가 사전류라면 춘천교대 리의도 교수의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려면 꼭 알아야 할 것들」(석필, 1만원)은 「종이에요와 종이예요」 「비율과 상승률」 「회수와 횟수」 등 일상생활에서 혼동하기 쉬운 우리말 표현을 중심으로 올바른 말·글 표현법을 담았다.
「한글 맞춤법, 무엇이 문제인가」(태학사, 8,000원)는 서울대 언어학과 이현복, 연세대 국문과 김하수 교수 등 학자 4명이 엮은 논문집. 한글 맞춤법 개선방안, 남북통합맞춤법에 대한 제안, 한글 로마자 표기 및 외래어 표기의 문제점을 심도있게 다뤘다.
「이것만 알면 바른글이 보인다」(생각하는 백성, 7,800원)는 세계일보 문화부 권오문 차장이 신문에서 잘못 쓰는 우리말 사례를 뽑아 올바른 글쓰기의 방향을 제시했다. 어색한 문장, 무분별한 외래어 등 예문이 풍부하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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