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 걷자” 기존전략에 원외측근들 “이대론 안된다”/판세흔들 대형이슈 선점 거론… 원내그룹선 ‘회의적’『어려운 때일수록 정도를 걸어야 한다』 『이대로는 안된다. 사즉생의 각오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최근 이회창 신한국당총재의 주변인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두갈래의 상반된 목소리다. 정도론을 펴는 인사들은 주로 「원내 7인방」을 비롯한 현역의원이고,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는 쪽은 이총재의 원외측근들이다. 전자가 지금까지 전략을 주도해왔던 이총재진영의 대세였다면, 후자는 전당대회후 이총재의 지지도가 반등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형성된 새로운 흐름이다.
이총재의 원외특보와 후원회인사 등 외곽인맥들은 『더 늦기전에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폭발성이 강한 카드를 던져 대세반전의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선을 불과 70여일 앞둔 시점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이총재 두아들의 병역파문 수렁에서 벗어나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측근은 『이총재가 대쪽 이미지의 복원을 천명했지만 병역시비에 걸려 예전만큼 효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기존 판세를 뒤흔들 만한 대형 이슈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 특보는 『청와대와의 관계를 전면 재검토할 때가 된 것같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이들은 정국의 뇌관으로 잠복하고 있는 한보나 92년 대선자금 문제 등 몇가지 현안을 건드리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여권핵심부는 물론 야권과도 무관치 않은 사안들이다. 이에따른 후유증도 적지않겠지만 역전을 위해서는 이같은 「도박」이 불가피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대해 강재섭 총재정치특보는 『이총재가 전당대회후 비로소 당을 추스르고 본격 선거운동에 나선 만큼 갈수록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며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또 『사회의 다원화와 국민의식 제고로 인해 깜짝쇼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우려 의원도 『바둑에서도 자꾸만 묘수를 찾다보면 결국 자충수를 두게 된다』면서 『정도를 가다보면 상대방의 실수가 나올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이와관련, 정태윤 기획특보는 『이총재는 총재취임후에도 여전히 조심스런 자세를 유지하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나올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총재가 이른 시일내에 반전의 계기를 잡지 못할 경우 승부수를 모색해야 한다는 「유혹」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는 좀더 두고 볼 일이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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