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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잡아라” 소비자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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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잡아라” 소비자가 열린다

입력
1997.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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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고 코믹한 음악 영상보다 더 오래 기억돼 광고효과로 제격/옛노래 재생·회사로고송 신곡과 동시발표까지 기법도 가지가지「젊은이들의 귀를 사로 잡아라」 전통적으로 영상과 이미지 표현에 치중하던 광고에서 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 다양한 수법의 광고 음악이 등장하는가 하면 강렬하면서 유머 담긴 음악으로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광고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광고 영상은 쉽게 잊지만 음악은 오래도록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 소비자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광고 음악은 광고를 살아남게 만드는 것은 물론 제품 판매에까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광고 제작자들의 생각이다. 이들은 해태 부라보콘 광고와 농심 새우깡 광고의 영상을 기억하는 사람은 몇 안 되지만 『열두시에 만나요 부라보콘… 살짝쿵 데이트 해태 부라보콘』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 음악은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점을 대표적인 예로 든다.

최근 가장 성공을 거두고 있는 광고 음악 수법은 옛날 대중가요 리메이크. 서울이동통신이 개그맨 이홍렬을 등장시켜 만든 서울 시티폰 광고는 코미디언 고 서영춘씨가 부른 「서울구경」의 가사를 바꿔 노래해 인기를 모았다. 이 광고는 성우의 재미난 목소리와 이홍렬의 표정 연기가 어우러져 「서울 사람은 서울이동통신을 이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한국통신 국제전화 001 최근 광고에는 그룹사운드 산울림이 등장해 자신들의 노래 「개구장이」를 개사해 부른다. 「통화하기 쉽고, 보너스 혜택까지 있다」는 내용을 친근한 노래에 담아 전하고 있다.

금강제화 핸드백 「그리페」광고는 옛 곡과 목욕탕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상황을 조합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욕탕에서 막 나온 모델이 김추자의 「월남 김상사」에 맞춰 한 손에 드라이기를 든 채 춤추고 있다. 춤에 취해 있는 사이 누군가의 손이 나타나 핸드백을 훔쳐 가고 핸드백을 잃어버린 모델이 당황해 어쩔줄 몰라 한다는 내용이다.

신곡 발표와 더불어 그 곡을 광고 음악에 이용하는 음반회사와 광고회사의 공동 마케팅도 잇따르고 있다. 나드리화장품의 신제품 베르당 광고는 프랑스 샹송 가수 파트리샤 카스의 신곡 뮤직비디오를 편집해 만들었다. 가수 이지훈을 모델로 지난달부터 광고를 시작한 롯데제과 크런키 광고에는 이지훈이 이달 말 발표할 2집 음반 수록곡의 일부가 광고 음악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같은 공동마케팅으로 광고회사는 음반회사에 내야할 저작권 사용료를 절감하고 음반회사는 광고를 통해 새 노래가 계속 알려지는 홍보 효과를 거둔다.

그룹 로고송을 광고에 적극 이용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 LG그룹에 이어 한화 쌍용그룹이 각각 부드러운 이미지를 풍기는 로고송을 광고 전편에 깔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로고송처럼 길지는 않지만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경쾌한 컴퓨터 음향의 로고사운드를 방송광고 끝부분에 내보내 이미지 심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 컴퓨터 회사 인텔이 4개의 컴퓨터 음향을 이용한 로고사운드로 기업을 대표하는 것과 같은 수법이다.

대홍기획 오디오팀의 배 준 대리는 『광고음악이나 음향효과는 예전에는 영상에 실감을 얻을 목적으로 사용됐지만 요즘은 음악 자체에 더 비중을 두는 광고들이 늘어났다』며 『옛 곡 리메이크 등 다양한 수법과 강렬한 음을 이용한 효과음악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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