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원 잡히고 가 여권위조 들통… 네탄야후 곤혹「세계 최고」를 자랑해온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가 암살공작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 명예가 실추되고 벤야민 네탄야후 총리를 곤경에 빠뜨렸다.
지난달 25일 캐나다 여행객으로 위장한 2명이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팔레스타인 회교과격단체인 「하마스」의 정치국장 칼리드 마셜을 암살하려다 현장에서 검거된 사건이 발생했다. 모사드 요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사무실에서 나오는 마셜의 귀에 독극물을 주사했으나 마셜은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이들은 이스라엘 보안군이 렌터카를 사용해 현장에 접근했고 소지하고 있던 캐나다 여권은 위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캐나다정부는 2일 데이비드 버거 주이스라엘 대사를 소환해 이스라엘에 대한 항의를 표시했다. 3일에는 로이드 액스워디 캐나다외무장관이 『이스라엘에 1주일내로 해명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더욱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다 이스라엘 정부가 1일 하마스의 창설자이자 정신적 지도자인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을 석방해 요르단으로 보낸 것이 모사드 요원들과의 교환을 위한 뒷거래라는 해석이 대두, 네탄야후 총리를 더욱 난처하게 만들었다. 이스라엘측은 그동안 중동 평화회담 재개 분위기조성을 위해 후세인 요르단 국왕의 요청을 받아들여 건강이 나쁜 야신을 『인도적 견지에서』 석방했다는 태도를 취해왔다.
모사드 주변에서도 『이번 공작은 암살이 실패했다는 점에서가 아니라 암살이라는 발상 자체가 중대한 오류』라며 『네탄야후 총리의 지시가 없이는 실행이 불가능한 공작』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암살대상자였던 마셜은 『모사드의 전설은 깨졌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결국 이스라엘 의회는 모사드가 미국내 정보를 빼낸 사실이 드러났던 85년의 조너선 폴러드 사건 이후 처음으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모사드는 73년에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모로코인 웨이터를 팔레스타인 게릴라로 오인, 살해한 적이 있다.<신윤석 기자>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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