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2월25일 문민정부 탄생과 함께 입각한 오인환 공보처장관이 5일로 최장수 공보처장관(전신인 문화공보부포함)이 됐다. 재임기간은 4년 7개월 9일. 지금까지 공보처 최장수 장관이었던 홍종철 17대 문공부장관의 재임기록(64년 9월2일∼69년 4월10일)을 경신한 것이다. 헌정사상 최장수 장관은 과학기술처 제2대 장관인 최형섭씨로 그의 재임기간은 자그마치 7년6개월.(71년 6월∼78년 12월)이번 오장관의 기록경신은 25회에 이르는 잦은 개각, 공직자 재산등록파동, 신상문제 돌출 등으로 평균 장관 재임기간이 9개월정도에 불과하고 1달도 못채운 단명장관이 속출했던 현정권에서 분명히 이례적인 「사건」임에 틀림없다. 문민정부하에서 장관직에 있던 사람은 모두 119명이다.
이 기록에는 오장관의 탁월한 업무수행 능력과 임명권자인 김영삼 대통령의 의지가 배어있다. 오장관 특유의 뚝심과 업무추진력이 세간에 알려진 것은 2차례의 지역민방 허가, 유선방송 사업자선정 등 굵직굵직한 이권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였다. 오장관은 신청업체 로비가 치열해지자 공식석상에서 『로비를 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벌점 등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밝혀 업계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김현철씨 사건후 한때 민방선정 의혹이 제기됐지만 검찰은 한점 티끌도 찾아내지 못했다. 문민정부의 개혁과제가 추진될 때마다 정부논리를 앞장서 설파해온 적극성과,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어 읽는 핵심참모적인 감각도 빼놓을 수 없는 오장관의 특장이다. 그는 문민정부 초기 김대통령의 「개혁 홍보」를 위해 각분야 인사들을 접촉하면서 술자리를 마다하지 않아 『몸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임명권자의 배려가 컸다. 김대통령이 취임초 『나와 임기를 함께 하는 각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뒤 오장관을 계속해 유임시켜왔다. 오장관은 내년 2월 김대통령 임기만료일이 되면 우리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한 장관으로 기록된다. 우리 정치사에 흔치 않은 또하나의 기록을 남기는 셈이다.<이영섭 기자>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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