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이인제 분열 겨냥 당시 ‘이김제김’과 유사이회창 신한국당총재와 이인제 전 경기지사를 동시에 겨냥한 국민회의의 「이이제이」전략이 87년 대선 당시 노태우 후보진영의 「이김제김」전략과 닮았다는 지적이 많다. 김대중 총재는 여당(민정당)후보였던 노 전대통령과 달리 야당후보라는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상대진영의 분열을 최대한 활용하려 하고 있다. 이 경우 37∼38%정도의 비교적 낮은 득표율로도 당선이 가능하다. 노 전대통령은 36.6%로 당선됐다.
87년에는 야권이 분열됐지만 이번에는 여권이 분열됐다. 그리고 야권은 오히려 연대를 추진중이다. 자민련과의 후보단일화만 성사되면 김총재는 보다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된다. 노 전대통령이 야권분열로 어부지리를 얻었던 87년과 비슷한 상황이 이번에는 김총재가 여권분열로 반사이익을 노리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국민회의는 이총재와 이 전지사의 대립구도가 계속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두 사람중 어느 한쪽으로 힘이 쏠리면 김총재가 비교우위에 설 수 있는 다자대결구도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회의가 지금처럼 이 전지사가 2위, 이총재가 3위를 달리는 상황이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 모종의 대책을 마련중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국민회의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총재가 이 전지사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 선거전을 김총재와의 양자대결구도로 몰아가면 여권표의 분산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현재로선 여권의 분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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