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가 주도 정부·의회에 막강 로비미 행정부가 한국에 대해 슈퍼 301조를 발동한데는 미국자동차제조업자협회(AAMA)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이 워낙 이익집단의 영향력이 강한 사회이지만 AAMA의 로비력은 미 협상대표들을 좌지우지할 만큼 결정적이었다는게 통상전문가들의 평가이다.
95년의 한미 자동차협상때보다 현안의 중요성은 떨어지는데도 이 단체의 공세는 이번이 훨씬 강해 『정부는 AAMA의 앞잡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AAMA는 미국의 자동차제조업자들의 모임이라지만 실질적으로는 소위 「빅3」라고 불리는 포드 크라이슬러 제너럴 모터스 등 3대 자동차업체의 모임이다.
화물차나 대형차 등 분야도 관장하지만 승용차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AAMA는 「빅3」가 내는 회비로 운영되는 「빅3」의 대행기구라고 볼 수 있다.
AAMA는 워싱턴에 사무실을 두고 행정부 의회에 대한 로비활동을 주로 전담하면서 역시 부회장급을 대표로 워싱턴에 각각 지사를 두고 있는 「빅3」측과 수시로 접촉하며 행동을 조율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관련된 국제회의나 협상이 있을때는 AAMA가 「빅3」의 의견을 정부에 제시해 미 행정부의 협상방향을 이끌어간다.
한국과의 이번 협상에서도 AAMA의 실력은 여지없이 발휘되었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국경제의 호황국면에 힘입어 「빅3」로부터 막대한 자금지원을 받은 AAMA는 사전에 행정부 의회 언론 등에 막강한 로비를 펼쳤다는 것이다. 더욱이 앤드류 카드 AAMA회장은 부시 대통령시절 백악관비서실차장과 교통부장관을 지낸 인물로서 정치적 성향과 활동력이 강해 이번 로비의 중심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7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자동차시장의 개방을 강도높게 역설해 한국 관리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당시 한국 관리들은 카드 회장의 무례한 행동과 언사에 불쾌한 반응을 보였는데 카드 회장은 귀국후 이 일을 빌미로 한국측이 시장개방에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여론을 미국내에 확산시켰다.
이번 협상이 있기직전에는 자동차제조업체 및 부품업체들이 모여있는 미시간 오하이오 인디애나주 출신 상원의원 13명과 하원의원 44명을 움직여 각각 클린턴 대통령에게 한국의 자동차시장 개방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케 하기도 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