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일대 간척사업은 여말부터 800년 걸려”『강화도 일대의 간척사업은 고려말부터 시작해 조선말까지 근 800여년에 걸친 대사업이었다. 현재 강화도 면적의 3분의 1 정도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새로 만든 땅이다. 요즘 단기간에 무리하게 진행되는 서해안 간척사업과 다른 점은 관개용수 확보나 토양의 염분제거, 토질개량, 염기성 토양에 적합한 종자 선정 및 농법개발 등 자연과 공생하는 지혜를 발휘했다는 것이다』
고려대 지리교육학과 최영준 교수는 「국토와 민족생활사」(한길사 발행, 2만원)에서 현대지리학 이론을 역사에 접목시킨다. 그는 이 책에서 조선시대 서울 외곽지대의 경관과 지역구조를 고찰하고 지금은 끊어진 남한강의 수로와 수운, 개항기 인천의 도시화 과정을 재구성하는가 하면 이중환의 「택리지」 등 조선시대 인문지리학의 전통을 현대지리학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그래서 「한국역사지리학 논고」라는 부제가 외람되지 않다.
이 책의 미덕은 서양이론을 앵무새처럼 되뇌는 대신 우리 현실, 그것도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시공간을 꼼꼼히 재구성한 뒤 이를 이론적으로 분석하는 데 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막연히 지역적 호칭으로만 남아 있는 전통시대의 생생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최 교수는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에서 지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지역문화와 간척지 주변 환경변화 분야 등에 관한 논문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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