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약탈 등 만행 생생/“학살피해자 5만∼6만명”/독·중·일서 동시 출간2차대전 당시 독일 지멘스사의 난징(남경)지사 책임자로 중국에 거주하며 일본군의 약탈과 만행을 생생히 체험한 독일 나치 간부 존 라베의 일기가 독일 중국 일본에서 9일 동시에 책으로 출판된다. 제목은 「난징의 진실」.
제3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체험담을 객관적으로 서술한 이 책은 일본이 부정하고 있는 「난징 대학살」당시의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4일 발행되는 월간지 「겐다이(현대)」에 발췌·수록된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한다.
『(일본군이 난징에 진입한 1937년 12월13일) 일본군이 10∼12명의 그룹으로 나뉘어 약탈을 계속했다. 눈으로 보지 않았으면 믿을 수 없었던 처참한 장면들이 이어졌다. 일대는 시체가 쌓여갔다. 가는 곳마다 처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군들은 연행한 중국인들을 수십명씩 빈집에 끌고 들어가 먼저 귀중품을 강탈했다. 그뒤 옷을 벗기고 5명씩 함께 묶은후 1조씩 끌고 나와 총검으로 찔렀으며 산채로 불붙인 집에 던져 태워죽였다. 또 무장해제된 중국병사 수백명이 끌려가 사살됐다고 한다. 이 일대는 문자 그대로 산더미같은 시체가 나둥그러져 있다. 일본군은 시체를 치우지 않는다. 우리 외국인들은 공포로 꼼짝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밤에는 1,000명의 소녀들이 폭행당했다고 한다. 금릉여자 문리학원에서만 100명의 학생이 피해를 당했다. 계속되는 강간. 남편이나 형제가 말리려고 하면 그자리에서 사살했다. 보는 것 듣는 것이 모두 일본군의 잔악하고 인간같지 않은 행위들 뿐이다. 일본군들은 유럽사람들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인들에게는 달랐다. 동료와 안전구 내부를 청소했는데 연못에 많은 시체가 떠있는 것이 보였다. 연못 한 곳에서만 30구의 시체가 있었다. 시체 대부분은 손이 묶여 있었다.비참한 정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많은 건강한 남자들은 강제노동소에 끌려가거나 처형당했다. 젊은 여자들도 끌려갔다. 대형 매춘굴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난징에서 학살당한 사람들은 5만∼6만명에 이를 것이다. 이같은 눈앞의 잔학성을 눈으로 확인해 두고 싶다. 언젠가 목격자로서 증언할 수 있도록』<도쿄=김철훈 특파원>도쿄=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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