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조치땐 차 대미수출 사실상 중단한국 자동차시장에 대한 미국의 슈퍼301조 발동은 자동차산업을 비롯한 수출업계 전체에 많은 영향을 미쳐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슈퍼301조 발동으로 국내 업계가 피해를 입을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한다는 방침이어서 양국간 무역전쟁은 자동차, 컬러TV, D램 반도체, 주류 등 전 산업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슈퍼 301조 발동으로 인한 1차적 타격은 무엇보다도 자동차업계가 입게 된다. 물론 슈퍼 301조 발동으로 당장 연간 20만대, 금액으로는 16억∼17억달러에 달하는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길이 막히는 것은 아니다. 재협상기간이 최장 18개월이나 된다. 그러나 연간 약 130만대의 자동차 수출국인 한국은 슈퍼 301조 지정만으로도 여러 수출상대국의 딜러나 국제금융계로부터 경계대상이 돼 유무형의 손해를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협상이 결렬돼 보복조치가 감행될 경우에는 100%의 보복관세가 매겨지기 때문에 국산차의 대미수출은 사실상 중단되게 된다.
자동차업계는 특히 이번 슈퍼 301조 발동이 2000년대초에 생산시설이 6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나 미국산 자동차의 수출시장을 잠식하게 될 한국 자동차산업에 대한 노골적인 견제의 시작으로 풀이하고 있다.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슈퍼 301조발동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어떤 보복조치가 나올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초에 레간자 등 3개 차종의 신차로 미국시장에 진출할 예정인 대우자동차도 슈퍼 301조 발동이 미국 소비자에게 한국자동차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심어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이에 따라 국회와 소비자단체에 관세인하 등 미국측의 시장개방 요구에 대한 부당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키로 하는 한편 협상대표단이 귀국하는 대로 자동차업계 차원에서 공동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슈퍼301조 발동으로 촉발된 양국간 통상전쟁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컬러TV, D램 반도체, 주류 등 여타 산업분야로 확전될 전망이다. 슈퍼301조는 일단 자동차시장을 대상으로 발동됐지만 보복조치는 해당국의 다른 산업분야에도 무차별적으로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95년 철강과 자동차 통상분쟁 해결이후 우리나라와 비교적 원만한 통상관계를 유지해온 미국은 올해들어 소비절약운동, 한보철강에 대한 정부지원 문제 등을 물고 늘어지며 우리나라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수세적 입장을 취해왔던 우리 정부도 최근 한국산 컬러TV 및 D램 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조치를 WTO에 제소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섰다.
이와함께 미국의 한국 주세제도에 대한 WTO 패널설치 요청, 한국산 반도체 S램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 미국 네브래스카산 수입쇠고기의 O-157 대장균 검출파문 등은 한미 양국관계에 팽팽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반미감정을 자극, 한미 양국간 경제관계가 크게 위축될 소지도 있다.
미국 역시 일방적 무역제재조치인 슈퍼301조 발동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여론과 자국내 수입자동차협회 등의 반발에 부딪치게 돼 슈퍼301조 발동은 한미 양국에 모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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