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 대선주력대표 당무총괄’ 역할분담/당사 모처럼 화색… 이 총재 지지율이 관건여의도 신한국당 당사에 오랜만에 화색이 돌았다. 이회창 총재체제 출범 첫날인 1일 신한국당은 모처럼 새 출발의 활기가 가득했다.
이날 분위기가 고무된 데는 이한동 신임대표가 한 몫을 했다. 이대표는 당직자회의를 주재하고 취임 기자회견을 가진 뒤 당사를 한바퀴 돌았는데 민주·민정계 가릴 것 없이 대부분의 사무처 요원들이 그를 반겼다. 당사 곳곳에서 『역시 이한동』이란 덕담이 오갔다. 일시적인지는 몰라도 모나지 않은 이대표의 넉넉한 이미지가 그동안 냉랭했던 당내 분위기를 훈훈하게 바꿔놓은 것이다.
이날 신한국당의 화제는 자연히 「이―이 체제」의 순항 여부에 모아졌다. 총재와 대표의 역할분담이 잘 이뤄질 경우 전체적인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데 이론은 없었다. 이총재는 대통령후보로서 국민 속으로 파고드는 일에만 주력하고 당무는 이대표가 총괄적으로 챙기는 식의 역할분담이다.
새 지도체제가 단일지도체제에서 최고위원 협의체의 집단지도체제로 바뀌긴 했지만 대표의 실질적 권한과 역할은 오히려 과거보다 더 커졌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정치적 뿌리가 취약한 이총재와는 달리 이대표의 경우 나름의 정치적 자생력이 뒷받침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이 체제」의 역할분담은 시간이 흐를수록 실질권한의 분점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관측도 있다. 이와 관련해 당내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이―이 체제」의 출발 첫날을 「당권과 대권이 분리되는 출발점」이란 식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총재에 대한 국민 지지도이다. 이총재의 지지율이 반등하면 「이―이 체제」는 일단 안착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후보교체론이나 용퇴론에 발목이 잡혀 또 한차례 내부갈등의 홍역을 치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날 상오 당 분위기가 확 달라진 데는 이총재가 이인제 전 지사를 박빙일망정 앞지른 것으로 나타난 동아일보 여론조사 결과에 힘입은 바도 컸다. 그러나 하오에 이총재가 역시 3위로 나타난 국민일보 여론조사 결과가 알려지자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았다. 이것만 봐도 여론지지도는 「이―이 체제」의 순항 여부를 가름하는 「절대지수」임이 분명하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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