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분야 여성에 유망”/기업 종업원만족도 분석/2인회사 매출 1억원 넘어『정보화가 세상을 바꾼다고 합니다. 정보를 분석가공하는 전문적 능력만 있다면 여성에게도 사회의 문호는 활짝 열려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신세기경영연구소 대표 김주희(33)씨는 전문성만 있다면 일인 창업이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 여성이다. 한국갤럽과 함께 국내 리서치업계의 양대산맥이라는 한국리서치에 근무한지 7년째인 94년, 과장으로 진급하자마자 사표를 던졌다. 주위의 만류가 심했지만 달랑 자본금 1,500만원에 직원 1명, 월세 30만원짜리 사무실 하나로 신세기경영연구소를 창업했다. 컴퓨터보급을 위해 정부가 운영하고있는 2년제 리스제도를 이용, 컴퓨터 2대와 주변기기를 500만원에 구입했고 나머지 사업밑천은 적금을 털어넣었다.
기업의 종업원만족도분석(ESI)을 주업무로 시작한 회사는 창업 2년반만에 깐깐하기로 소문난 삼성계열사들의 수주를 잇달아 받을 만큼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고작 두명이 일하는 회사이지만 지난해 매출실적은 8,000만원. 올해는 전반적인 불황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연말까지는 1억 2,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김씨가 주로 하는 종업원만족도분석이란 종업원 역시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소비자이며 기업의 활력을 좌우하는 중요 세력이라는 점에서 최근 기업들이 공을 들이는 분야다. 기업의 의뢰를 받아 종업원들의 직업 만족도와 불만요인을 분석하는 것이 골자. 김씨는 이 작업을 통해 국내 기업문화가 아직도 유관부서간에 정보공유가 안되고 관리자의 권위의식이 언로를 막는 등 커뮤니케이션 장애를 앓고있음을 새삼 알았다고 말한다. 또 선진국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아직도 노동현장에서는 식당 음식의 질이나 화장실의 휴지부족 등 기본적인 노동환경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 가슴이 아픈 적도 많았다.
한국리서치에 다닐때만해도 「우리 회사를 뭘로 보고 감히 여자를 보내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느냐」는 식의 항의전화를 받기도했다는 김씨는 그러나 최근에는 리서치업무의 전문적 성격때문에 여성차별적인 관행이 많이 줄었다고 말한다. 기업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리서치의 중요성도 커지는 만큼 여성들의 활발한 진출이 기대된다고. 사회과학적인 지식과 논리정연하며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집요함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충고도 잊지않는다.
김씨는 연세대 신문방송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장차 자동차분야의 전문컨설턴트로 일할 욕심을 갖고있다.<이성희 기자>이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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