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정치일선 퇴진에 민주계 착잡30일 하오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국당 전당대회는 최근의 당 침체상을 일소하려는 듯 시종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행사 2시간전인 낮 12시30분부터 시작된 식전행사에는 시·도별로 동원된 농악대가 흥을 돋우었으며,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인 강삼재 사무총장이 중앙단상에서 농악대와 어울려 춤을 추는 등 주요 당직자들이 대회성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9,500여명을 수용하는 행사장 곳곳에는 「경선으로 세운 후보 한마음으로 밀어주자」 「단합으로 대선승리」 「충성! 총재님 걱정마이소」 등 단합을 강조하는 현수막들이 유난히 많이 내걸렸다. 중앙단상 양측에 설치된 2대의 대형 멀티큐브에는 월드컵 한일전 축구경기 주요장면이 연속 재방영됐으며, 사회자는 『우리도 한일전처럼 역전승을 할 수 있다』고 목청높여 외쳤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신임총재 선출. 이회창 신임총재 선출과 동시에 대의원 전원이 기립박수를 했으며, 팡파르와 에어샷이 한꺼번에 터졌다. 꽃다발을 증정받은 김영삼 대통령과 이신임총재는 『이회창』 연호 속에 상임고문들과 손을 잡고 대의원들을 향해 인사를 했다.
이신임총재는 취임사를 통해 『경선을 전후해 지금까지 벌어져 당내혼란과 갈등은 당내 민주주의 정착과정에서 파생된 값진 대가』라며 『총재로서의 권한을 최대한 행사하고 후보로서의 지위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기필코 정권재창출을 실현해내고야 말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동안 갈색계열의 머리염색을 했던 이신임총재는 이날 검은색에 가깝게 머리를 물들여 「젊은 총재」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대회에는 경선참여 인사들도 빠짐없이 모습을 나타냈다. 참석이 유동적이었던 이수성 박찬종 고문은 각각 이홍구 고문, 김덕룡 최병렬 의원과 나란히 자리를 함께 했으며 김윤환 고문도 경선주자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민주계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신임총재에 협력해온 친이 민주계 인사들은 물론 반이라인의 서석재 서청원 의원, 이인제 전 경기지사 지지자인 김운환 의원 등도 일찌감치 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한 민주계 의원은 『김대통령이 정치일선을 떠나는 현장에 민주계가 없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는데, 이들은 김대통령이 명예총재 격려사를 낭독할 때 한결같이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전당대회직후 동대구 관광호텔에서 열린 축하연에는 대선필승을 다짐하는 김대통령과 이대표, 김윤환 고문의 연이은 건배제의로 단합분위기가 고조됐다. 이총재는 『이 행사는 김대통령이 여러분과 공식적으로 만나는 마지막 자리가 될 것같다』며 『그동안 김대통령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이제 모든 것을 제쳐두고 뭉치고 단합해 승리하자』면서 『잔이 없으면 주먹을 들어달라』며 정권재창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대구=홍희곤 기자>대구=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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