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명 활동 추산… 최근 급증추세/꼼꼼한 일처리에 의뢰인도 만족/2∼5년 업무 익히면 연봉 3,000만원선/여성단체서도 사무직원 교육계획변호사 사무실에 여성 사무장이 자리를 잡았다. 사무장 업무는 발이 넓고 의뢰인의 신뢰를 받아 사건을 많이 따와야 한다는 일반인의 인식때문에 「내성적인」 여성들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겨졌던 직업이었다.
현재 법조계에서 추산하는 여성 사무장은 10여명 정도. 전체 사무장수를 2,000여명 정도로 추산할때 0.05% 에 불과하지만 90년대 후반들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남녀평등의 새로운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년째 사무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공란(32·박영배변호사 사무실)씨는 『변호사를 도와 사건에 승소했을때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어렵고 가난한 이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씨는 법학을 전공하지 않았으면서도 법률업무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으로 꼽는다. 이씨의 전공은 국문학. 출판기획을 하다가 92년 법률상담을 하는 임시직으로 법무법인에 발을 디딘후 지난해 사무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씨는 『처음 법률 서류작성을 맡았을때는 며칠 밤을 법전과 씨름해야 했다』며 『4년동안 그 자세로 실무를 익힌 것이 사무장 자리에 오른 비결』이라고 덧붙인다. 부족한 법률 지식을 익히기위해 지난해 방송대학 법학과에도 입학했다.
사무장 경력 3년째인 정유라(28·미래종합법무법인)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반 사무직원으로 입사해 5년만에 사무장에 오른 경우. 정씨는 『처음엔 서류 타이핑이나 차대접 같은 업무만 했지만 법원 출입이나 접수 등 남자 직원들이 담당하는 업무를 하겠다고 나서서 일을 배웠다』고 말한다. 법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법률에 관한 지식을 얻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미래종합법무법인의 사무장 3명중 정씨는 유일한 여성이다.
여성 사무장이 부딪히기 쉬운 가장 큰 어려움은 여자라고 의뢰인이 사건을 맡기지 않으려 하는 것. 이씨는 『상담을 하려고 하면 「사무장 어디 갔느냐」고 묻는 의뢰인들이 많다』며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의뢰인들도 승소하고 나면 다시 찾아올 정도로 믿게 된다』고 말한다. 정씨도 『의뢰인들이 여성이라고 기피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을 진행하다 보면 세심한 일 처리에 더 믿음을 보인다』고 일러준다. 사무장의 평균 연봉은 2,500만∼3,000만원 수준이다.
사무장이 되려면 변호사 사무실에서 사무직원으로 시작해 2∼5년 동안 업무를 익히는 것이 유일한 길이다. 사무장은 의뢰인 상담, 판례찾기, 법원 제출 문서 작성, 사무실 운영 등 재판정에서 변호사가 변론하기 전의 전 과정을 담당한다. 따라서 일반직원들 가운데서 이같은 업무에 출중하면 사무장으로 발탁된다.
한국여성민우회 일하는 여성의 집(02―409―9501)은 6일부터, 서울지방 변호사회(02―3476―6000)는 11월부터 법무 사무직원 교육을 열 계획이다. 이씨는 『대개 알음알음으로 변호사 사무실에 취직을 하고 있으나 서울지방 변호사회 사무직원회(02―594―1623)에 이력서를 내면 취직될 가능성이 높다』고 일러준다.<노향란 기자>노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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