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지방에서는 벌써 대선이 시작됐다. 다섯후보는 29일 약속이라도 한듯이 일제히 영남지방을 누볐다. 후보들의 일정도 당일치기인 다른 곳과는 달리 2박3일 또는 3박4일의 매머드 일정으로 짜졌다. 선거전은 최대승부처인 영남지방에서부터 달아오르고 있다.◎이회창/전대 전야제 “대구에서 새 출발”
이회창 신한국당대표는 전당대회 하루전인 29일 하오 대구에 내려와 대구·경북지역 협의회장들과의 대규모 만찬으로 「전야제」를 치르며 영남표밭갈이에 총력을 기울였다.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이 모임에는 TK지역 지구당 당직자 500여명이 참석해 이대표를 연호하는 등 열띤 분위기를 보였다.
이대표는 인삿말에서 『우리 나라를 근대화의 초석위에 올려놓은 구심점이 바로 대구·경북』이라며 『이제 이 지역이 다시 일어나야 할 시점에 와있다』고 이번 선거에서의 이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하늘이 준 시련을 겪고 있다』며 『그 모든 원인과 책임은 전적으로 내게 있지만 우리 모두가 단합한다면 충분히 반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대표는 『여론조사의 넓은 무응답층은 모두 집권당의 앞날을 걱정하는 국민』이라며 『우리 당이 힘을 찾으면 그들은 집권당을 지지할 자세가 돼있다』며 부동층 공략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그는 『그렇다고 우리가 단순히 정치게임을 한다거나 눈앞의 이익때문에 이리 붙고 저리 붙어선 안된다』며 『우리 당은 절대로 두 세갈래로 갈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전대이후 당장악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대표는 연설을 마친 뒤 강삼재 사무총장 등 수행 당직자들과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등 이전보다 훨씬 유연한 모습을 보여 시선을 끌었다.
이대표는 30일에도 전당대회에 앞서 이 지역 대학 총학장과의 간담회, 기자회견, 지역유지 접견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TK표심잡기에 나설 예정이다.<대구=신효섭 기자>대구=신효섭>
◎김대중/경남 방문 ‘표심과 거리좁히기’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는 29일 도쿄(동경)에서 김해공항을 통해 귀국, 창원방문을 시작으로 잠정중단 됐던 영남순방을 재개했다. 김총재는 월드컵 축구 한국전이 통쾌한 역전승을 거두고 박태준 의원과의 회동결과가 좋았음인지 시종 밝은 표정 이었다. 김총재는 김해공항에서 곧바로 창원의 경남도청으로 가 김혁규 경남지사로부터 도정보고를 받았다.
김총재는 이 자리에서 경남도내 낙후지역 개발대책, 지방자치단체의 외자유치방안 등 지역경제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김총재는 특히 김지사가 김영삼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점을 염두에 둔 듯 도정보고 말미에 대선과 관련된 화두를 던지며 우회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김총재는 『미국망명시절 알게된 김지사에 대해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있다』며 『김대통령과는 민주화투쟁을 같이 해 한집안 아니면 사촌쯤 되니 이번 대선에서 개인자격으로라도 도와달라』고 말했다.
김총재는 이어 『대통령선거에서 영남에서 표를 안주어 세 번이나 떨어졌다』면서 『이번에는 영남에서 표를 얻어 꼭 당선되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김지사는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에앞서 김총재는 김해공항에서 한일축구 관전소감과 관련, 『먼저 한 골을 허용해 정신이 없었다』며 『나중에 한 골을 만회하는 것을 보고 너무 흥분한 나머지 역전골이 들어가는 것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창원=장현규 기자>창원=장현규>
◎김종필/창원 TV토론 “실명제 폐지”
김종필 자민련총재는 29일 창원 KBS가 주최한 「대선후보 초청 경남·울산지역 TV토론회」에 참석, 내각제 실현에 대한 의지와 기아사태, 금융실명제, 지역 현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총재는 국민회의와의 후보단일화협상과 관련, 『협상시한을 며칠 더 연장했지만 후보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총재는 그러나 『지금이라도 김영삼 대통령이 나서 내각제에 대한 국민의사를 물어보면 된다』며 대통령임기내 내각제개헌을 또다시 촉구했다.
기아사태에 대해 김총재는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를 비판하면서 『내가 대통령이라면 벌써 개입했을 것』이라고 말했고 금융실명제에 대해서는 「완전폐지」를 거듭 주장했다. 김총재는 또 이지역 최대현안중 하나인 위천공단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되더라도 위천공단 설립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다만 낙동강 하류쪽 주민들이 수질오염을 걱정하지 않도록 철저한 정화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창원=홍윤오 기자>창원=홍윤오>
◎조순/시장방문 “경제 살리겠다”
조순 민주당총재는 29일 이틀째 부산지역을 강행군 했다. 조총재는 재래시장과 상공회의소를 잇달아 방문, 실물경제 현장점검에 중점을 둔 경제투어를 중심으로 「경제대통령」이미지 부각에 주력했다.
조총재는 이날 상오 6시30분부터 2시간여동안 부산공동어시장과 자갈치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눈뒤 이곳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조총재는 상인들이 『장사가 잘 되게 해달라』고 주문하자, 『경제를 살려서 나라를 구하겠다』고 화답했다. 조총재는 이어 부산상공회의소를 찾아 침체일로로 치닫고 있는 지역경제의 실상을 청취한 뒤, 지역경제인들과 ▲경부고속철도 ▲위천공단 ▲상수원 등 지역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조총재는 밤 10시에는 부산 TV3사의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 정치현안과 지역공약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조총재는 TV토론에서도 경제대통령론을 펴며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부산=김성호 기자>부산=김성호>
◎이인제/광복동서 시민들에 인사
이인제 전 경기지사는 29일 2박3일간의 부산·경남지역 공략에 돌입했다. 이 전지사는 이날 하오 서울 효창동에 있는 대한노인회 중앙본부 사무실을 방문한 뒤 항공편으로 부산으로 이동했다. 그는 김해공항에 도착, 민주산악회 부산지부회원·지방의회의원·군대시절 친구 등 300여명의 지지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그는 5분여간의 즉석연설을 통해 『3김정치를 청산하고 문민정부 개혁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국민정당 창당의 깃발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전지사는 이어 수행비서와 단둘이서 택시를 타고 부산 시내 광복동으로 향했다. 그는 신한국당 경선기간에도 지방을 방문할 때는 주로 택시를 이용했었다. 그는 광복동 중심가에서 행인들에게 「이인제입니다」라고 인사를 한 뒤 숙소인 코모도호텔로 돌아왔다. 이 전지사는 30일 상오 공동어시장·자갈치시장 등을 둘러본 뒤 양산 통도사를 방문, 월하 종정과 면담할 예정이다. 그는 이날 하오에는 부산 동아대에서 특강을 한뒤 부산 TV3사의 토론회에 참석한다.<부산=김광덕 기자>부산=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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