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 안가면 국민심판 일단 승부해 봐야지”신한국당 이한동 고문은 자신이 후임 대표로 지명될 9·30전당대회 이후의 구상을 예의 「정도론」으로 풀이했다. 이고문은 대표를 전제로 한 질문에는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허허, 전당대회도 열리지 않았는데…』라고 입을 다물었다. 집요하게 질문을 던지면, 그는 기자와 만난 자택 응접실에 걸린 매화그림의 시구 「매일생한불매향」을 가리키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겨울에 피는 매화의 고고함을 빗대 선비의 곧음, 지조를 지키는 처신을 하겠다는 표현이었다.
하지만 「정도」나 「매불매향」이 이회창 대표를 적극적으로 돕는다는 의미인지는 불명확했다. 이고문은 이에대해 『신한국당 일원으로 정권재창출을 위해 힘을 다하는게 정도』라고 협력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걱정이 많은 듯 했다. 이고문은 『의원들을 두루 만나보니 모두가 걱정이더라. 문제는 그 누구도 묘수나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그는 『어렵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다. 부침은 있기 마련이니 일단 승부를 해봐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했다.
이고문은 승부의 출발점을 힘의 응집에 두었다. 그는 탈당 등 이탈조짐을 보이는 일부 인사들에 대해 『정도를 가지 않으면 국민은 언젠가 준엄하게 꾸짖는다』고 말했다.
―일부 인사들이 이인제 전 경기지사를 후보로 내세우자고 주장하는데.
『순리에 맞지 않는 일이다. 그런 생각을 한다면 분명 작은 사람들 일 것이다』
―당일각에선 이고문이 후보교체나 대선이후의 정국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데.
(언성을 높이며)『졸렬한 얘기다. 나는 옳은 길을 갈 것이다. 개인적 이해는 나중 문제다』
―김윤환 고문의 전당대회 참석이 불투명한데.
『만나보니 허주(김고문 아호)가 과거보다 훨씬 마음이 넓어졌더라. 전당대회에 꼭 참석하리라 믿는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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