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회화 아버지’ 지오토 벽화도 금가26일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 지역을 강타한 지진이 세계적 문화유산에 큰 재앙을 초래했다. 이 지역이 아시시 성당을 비롯, 중세 기독교 유적과 벽화 조각 등 르네상스시대의 유물이 산재한 문화재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곳은 성인 프란체스코의 묘가 있는 아시시 성당. 13세기 전형적인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아시시 성당은 지진으로 천장이 부분적으로 부서져내리고 외벽에 균열이 생겼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성당의 가장 큰 피해는 중세의 가장 유명한 화가였고 유럽 회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지오토와 치마부에의 프레스코화의 파손이다. 지오토가 프란체스코 일대기를 그린 벽화(1296∼1300년 제작 추정) 28점중 2점이 크게 파손됐고 신약성서에 나오는 장면들을 묘사한 치마부에의 벽화(1290년 제작추정) 1점도 부서졌다.
또 1290년에 시작돼 100년 이상의 건설기간을 거쳐 완공됐던 오르비에토의 로마네스크-고딕양식 성당의 부분 파손과 화려한 색상의 모자이크와 대리석조각으로 만들어진 성당 장식물의 파괴는 문화사적인 큰 손실로 꼽힌다. 노세라 움브리아 성당 종탑의 붕괴와 성녀 클라라의 묘가 있는 13세기에 지어진 산타키아로 성당, 산루피아노 성당 파손도 이번 지진 피해중의 하나다. 이밖에도 성당과 박물관 등에 보존된 각종 르네상스 시대의 조각과 회화 등도 상당 부분 손상됐다.
이러한 문화재때문에 지진이 발생한뒤 이탈리아 정부는 곧바로 유물 복구팀을 현장에 파견, 피해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의 피에르 로센베르관장 등 세계적인 전문가들도 유물 복원에 발벗고 나섰다. 하지만 이들 문화재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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