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연무피해를 야기한 한발과 26일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등 기상이변 속에서 「엘니뇨 대재앙」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전세계 기상이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이번 「엘니뇨 망령」은 7월 엘니뇨현상의 발원지인 페루 근해 서태평양 적도부근 해수온도가 최고 섭씨 6도 가까이 급상승한 것이 감지되면서 본격화(본보 7월30일자 12면)했다. 하지만 일반적 수준으로 제기된 우려는 최근 잇단 기상이변을 겪으며 구체적인 농작물 피해전망과 최악의 「엘니뇨 겨울」에 대한 경고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6일 기상예측기구 이외의 국제기구로는 처음으로 엘니뇨현상이 식량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FAO 아·태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3월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이번 엘니뇨현상이 전문가들에 의해 『금세기 최악의 것으로 간주된다』며 『현재 인도네시아, 파푸아 뉴 기니, 필리핀, 태국 등의 한발도 엘니뇨현상에 따라 몬순이 지체되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FAO는 『이같은 관점에서 아시아지역의 기상피해는 수개월 후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며 『연무피해를 야기하며 이미 30만㏊의 논을 황폐화시킨 반세기 이래 최악의 가뭄도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AO 및 전문가들이 꼽는 피해범위는 동남아 뿐만 아니라 미주와 유럽을 포괄한다. FAO는 『50년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파푸아 뉴 기니에서는 이미 70만∼100만명이 극도의 피해 속에 식량난에 직면해 있다』며 『내년 3월까지 이어질 파푸아 뉴 기니의 가뭄은 지역 핵심 수출품인 커피의 수확을 절반으로 줄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필리핀과 태국에서도 각각 옥수수와 쌀 수확이 예년에 비해 30%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임업연구소의 닉 브라운씨는 아시아에서 가뭄을 야기한 현상은 유럽과 미주대륙에서는 겨울 홍수와 혹한, 폭풍 등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간 가뭄 끝에 미국 서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노라」의 움직임 역시 엘니뇨현상의 한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미 컬럼비아대 기상시스템연구소의 리처드 월슨 연구원은 과학저널 최근호에서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열 온도상승도 온난화의 한 요인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공개했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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