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원료로 12년이상 숙성… 이 요리에 ‘감초’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하지만 이탈리아 요리의 주역중 주역은 발사믹식초다.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와 레기오 에밀리아 두 지역에서 생산되는 발사믹(BALSAMIC)식초의 재료는 「트레비아노」라는 포도다. 요즘도 복잡한 재래식 방식으로 만들어져 이탈리아 음식의 전통을 자랑하는데 보통 12년 이상은 숙성돼야 제대로 된 것으로 친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 식초는 우선 포도를 약간 말려서 당분을 농축 발효시키는 것으로 시작된다. 다음 즙을 짜낸뒤 참나무 통에 일년간, 밤나무 벚나무 물푸레나무 뽕나무 통으로 옮겨 담아 숙성을 시키는데 각 나무들의 향이 녹아들어 풍미가 진해 아주 작은 양만 사용해도 농축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이탈리아 요리에서 이 식초는 보통의 식초와 달리 그야말로 약방의 감초처럼 쓰인다. 기본적인 샐러드 드레싱은 물론 파머 치즈, 찐 생선 요리, 삶은 감자에 뿌려 먹기도 하고 심지어는 신선한 딸기 위에도 뿌려 먹는다. 또 닭조림 고기스튜 각종 다양한 소스에도 사용되니 말이다. 진갈색을 띠고 있어 이런 풍습을 모르는 경우에는 간장이라고 오인하기도 하는데 이탈리아인들은 저녁식사뒤에 후식으로 마시기도 한다. 부드럽고 새콤달콤한 맛이 나 입맛이 없을 때 식욕을 돋군다.
단점이 있다면 재래식으로 만들어진 전통적인 발사믹 식초는 가격이 꽤 비싸다는 것. 비싼 것은 30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구입할 수 없지만 해외여행때 이탈리아에 들른다면 한 병 사는 것도 좋겠다. 오래된 것이 좋긴 하지만 보통 많이 쓰는 것은 5년 이상된 것이다. 신맛이 조금 강한 것이 흠이지만 이탈리아 요리를 즐기는 데 빛나는 조역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최미경 주부·이탈리아요리전문가>최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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