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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막후 실력자/네윈 ‘8년만의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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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막후 실력자/네윈 ‘8년만의 외출’

입력
1997.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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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지기 수하르토와 만남위해 인니 방문미얀마의 막후 실력자인 전 군사독재자 네윈(86)이 23일 맏딸 산다 윈 등 수행원 11명을 거느리고 30년 지기인 수하르토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끈 88년 민주화 시위로 물러난 뒤 이듬해 3월 미얀마 국군의 날 행사를 끝으로 공석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그는 이날 당당한 모습으로 트랩을 내렸다.

퇴임후 겉으로 보기에는 군말없이 지내온 그는 94년에도 싱가포르를 방문한 바 있지만 그때는 소리 소문없는 조용한 나들이였다. 때문에 그의 이번 인도네시아 방문은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기 위한 과시성 외유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그는 88년 9월 들어선 후임 군사정부인 국가법질서회복위원회(SLORC)를 여전히 막후조종하고 있으며 이번 나들이에도 고위 정보장교들이 그의 곁을 지키고 있다.

민주화 시위 당시 『군대가 총을 쏠 때는 맞히기 위해 쏘는 것』이라고 경고할 만큼 철권을 휘둘렀던 그는 지금도 한달에 두번씩 SLORC 지도자들로부터 브리핑을 받는 등 「힘」을 유지하고 있다.

네윈은 60년 정적인 우누가 총리에 오르자 62년 쿠데타를 일으킨 뒤 26년동안 독재의 아성을 쌓아왔다. 그는 군정과 불교이념을 절묘하게 가미한 「미얀마식 사회주의」를 철저히 고수, 서방의 견제를 받기도 했다. 비판자들은 또 그의 고립주의 정책때문에 천연자원이 풍부해 성장잠재력이 높았던 이 나라가 빈국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꼭두각시 조종자」로 통하는 네윈이 사망하기 전에는 군사정부와 민주화 운동세력간의 정치적 긴장이 해소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실상 세계 최고령 실권자인 그의 막후 영향력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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