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들 책낼때 도움줍니다”/작가와 출판사 연결 계약·홍보 등 대행/출판수익의 10∼20%가 자신의 수입/출판시장 확장따라 꼭 필요한 직종출판과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제임스 미치너의 「소설」이란 책을 보면 출판매니저란 직업이 등장한다. 작가와 출판사와의 계약·홍보 등을 담당하는 출판매니저는 외국의 경우 출판업에서 빠질 수 없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생소한 개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출판매니저란 타이틀로 일하는 한성희(39)씨는 『안면출판이 많고 역할분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 국내출판계 현실이 아직까지 출판매니저가 나오지 않았던 이유』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는 『출판시장이 점점 팽창하는데다 보통사람도 책을 내는 시대가 되면서 출판매니저는 꼭 필요한 직종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김영사 청림출판사 등에서 12년간 기획과 편집일을 해온 그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 조직생활에 따른 피로감과 초등 3년생인 딸과 더 많은 시간을 갖고 싶어 그동안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낼 즈음 작가 송현씨가 연락을 해왔다. 소설 동화 등 다작을 하는 송씨는 「작가는 글쓰는 일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출판사와의 접촉이나 홍보 등의 일을 대신해 줄 것』을 제의해 왔던 것.
앞으로 10∼20권 집필계획을 갖고 있는 송씨외에 현재 「잃어버린 너」의 작가 김윤희, 법의학서적을 주로 집필하는 문국진(고려의대 명예교수)씨 등 예전에 출판일을 하면서 알게된 작가와 전속계약을 맺은 상태. 작가와 책내용에 대해 상의하는 일에서부터 완성된 원고의 편집, 출판된 후의 인터뷰를 비롯한 홍보 등의 업무를 맡고 있으며 출판수익의 10∼20%가 자신의 수입이 된다.
출판사에 다니며 맺은 인간관계, 기획력 등이 출판매니저로 독립하는데 밑거름이 된 셈. 그는 『자율적으로 일을 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출판사 편집자의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작가에 대한 관리능력, 출판사와의 분쟁조정기능 등 대인관계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 차이』라고 설명한다.
『출판매니저란 직종이 생소한 일반인에게 책을 홍보하기 전에 자신에 대한 홍보부터 해야 하는 점』을 어려움으로 꼽았던 그는 『그러나 요즘은 무명의 필자들이 원고를 싸들고 찾아오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여성지 기자인 남편의 책을 출판하는 일과 출판매니저의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가이드북을 펴내는 것이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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