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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김주언 전국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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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김주언 전국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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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결과는 종교적 복음이 아니다. 기자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복음처럼, 자명한 현실처럼 다루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 미국의 언론학자 셸던 거와이저는 「여론조사 안내」라는 저서에서 이렇게 지적했다.추석연휴이후 봇물을 이루는 대통령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보도도 이러한 함정에서 벗어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현재까지 실시된 모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김대중 국민회의총재 이인제 전 경기지사 이회창 신한국당대표 조순 민주당총재 김종필 자민련총재의 순서를 보인다.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각 후보진영은 일희일비하거나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김대중 후보측은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린다는 보도가 계속됨으로써 자칫 「반DJ정서」를 부추길 것을 우려한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꼴찌를 면치 못하는 김종필 후보측은 여론조사가 잘못됐다는 반응이다.

여론조사결과가 앞으로의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크게 두가지로 평가된다. 부동층이 다수쪽으로 쏠릴 것이라는 「밴드왜건(Bandwagon)효과」와 차점자에게 동정적인 여론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언더독(Underdog)효과」가 그것이다. 여론조사결과만으로 차기대통령을 확실하게 점칠 수는 없는 것이다.

여론조사보도는 선거보도의 가장 커다란 폐해로 꼽히는 「경마식보도」의 전형이다. 그러나 가장 쉽고 간명하게 수치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경마를 보듯 흥미롭다. 따라서 언론사들은 앞다퉈 여론조사결과를 보도한다.

여론조사가 만능은 아니다. 여론조사는 표본추출이나 질문내용에 따라 많은 편차를 보인다. 여론조사결과를 보도하는 방식에 따라 내용도 달라진다. 여론조사기사중에는 조사결과를 정확히 해석하는 데 필요한 기본사항을 이해하지 못한 채 쓰여지거나 신속성 새로움 등을 이유로 본래의 의미를 확대해 오용할 수도 있다.

이제 한달여뒤에는 여론조사 보도를 할 수 없게 된다. 선거법은 선거일 60일이전부터는 여론조사를 금지하기 때문이다. 쏟아져 나오는 여론조사결과를 단지 흥미로만 보아 넘기지 말고 숨은 뜻을 찾아내는 성숙한 유권자의 판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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