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는 세력 없고 ‘팔자’세력만 춤춰/지수 6공수준 하락 탈출구가 안보인다기아사태가 주식시장까지 기아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증시는 요즘 붕괴직전의 모습이다. 달러화와 환율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기아그룹의 화의신청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불거지면서 폭락세가 이어져 6공시절의 주가수준으로 곤두박질하고 형상이다.
최근의 증시여건을 보면 어느것 하나 탈출구를 찾을 만한 곳이 없다.
우선 종합주가지수는 문민정부 들어 최악의 수준이다. 연 나흘째 폭락세가 이어지면서 이기간동안 무려 47.02포인트가 떨어졌다. 이에 따라 23일 종합주가지수는 문민정부가 출범한 93년 2월25일 주가(655.61) 보다도 1.24포인트가 낮아졌다.
폭락세가 계속되면서 고객예탁금은 최근 10일동안 2,000억원 정도가 빠져나가 2조5,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주식을 새로 사려는 매수세력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반면 주식을 팔려는 세력으로 볼 수 있는 신용융자잔고는 3조2,7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주식을 팔려는 투자자들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지만 이를 매입할 세력은 자취를 감추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이달초 주식매도를 자제하는 듯 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11일부터 주식을 파는 데 다시 열을 올려 최근 7일동안 61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특히 달러화 상승으로 환차손이 큰 한전 등의 대형우량주를 집중적으로 팔아 주가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같은 주가 하락세는 최근까지만 해도 달러화강세와 금리상승으로 증시에 투자된 자금은 이탈하고 신규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은 데 따른 결과였다.
이 와중에 기아그룹이 화의를 신청함에 따라 증시가 회복불가능의 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엄습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기아의 화의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기아측이 기아사태의 주도권을 쥐게 되고 사태 장기화가 불가피해져 상당수 금융기관들은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기아그룹 협력업체와 관련기업의 연쇄부도 가능성도 높아 증시가 기력을 회복할 수 있는 여지는 갈수록 좁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대유증권 김경신 이사는 『기아사태가 장기화하는 한 투자자금의 신규유입을 통한 증시의 원상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특히 기아사태의 악재는 이제부터 주가에 강력하게 반영될 공산이 커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이에따라 외국인투자한도 확대를 조기 시행하는 등의 부양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증권가에서는 이 부양책이 오히려 실망매물을 늘려 증시폭락을 재촉할 우려도 높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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